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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닥 신규상장 40%가 스팩…과열 우려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 40%가 스팩…과열 우려

입력 2014-11-24 00:00
업데이트 2014-11-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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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한 비상장사를 발굴해 우회상장시킬 목적으로 세워지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올해 코스닥시장 전체 신규 상장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 차원에서 스팩 상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과잉 공급 조짐이 나타나면서 오히려 증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하거나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은 모두 33건이다.

이 가운데 스팩은 모두 13건으로 전체 신규 상장 종목의 39.4%를 차지했다.

거래소는 올해 연말까지 15개 스팩이 추가 상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장 절차를 밟는 스팩들이 거래소의 전망대로 순조롭게 연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면 올해 총 28개 스팩이 신규 상장된다.

지난해 거래소에 신규상장을 청구한 스팩은 3개사에 그쳤다.

스팩은 유망한 비상장사를 찾아 인수·합병(M&A)함으로써 해당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키는 우회상장 통로 역할을 한다.

올해 상장된 스팩들은 2세대다. 스팩의 존속기간은 3년인데 앞서 2010년에 상장된 1세대 스팩들이 떠난 자리를 2세대 스팩들이 대체하고 있다.

최근 스팩의 상장이 활발한 것은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고, 상장 기준 완화로 증시 입성 문턱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애니팡’ 모바일게임 개발사 선데이토즈와 하나그린스팩의 합병 건이다. 합병 결정 후 선데이토즈 주가 최고치를 하나그린스팩의 공모가와 비교한 수익률은 481.3%에 이른다.

그러나 스팩 제도 도입 후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되면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30개에 가까운 스팩이 상장됐거나 상장 절차를 밟고 있지만 정작 합병 대상을 찾아 우회상장에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케이사인(케이비제2호스팩)이 우회상장을 완료했고 콜마비앤에이치(미래에셋제2호스팩)가 승인을 받아 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다.

나노(유진스팩1호), 우성아이비(하나머스트스팩), 큐브엔터테인먼트(우리스팩2호)는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우회상장이 가시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총 5곳에 그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이 많이 생기다 보니 비상장사가 자신들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을 높게 쳐주는 곳과 손잡고 싶어한다”며 “경쟁구도가 형성돼 요즘은 스팩이 적절한 합병 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데이토즈나 콜마비앤에이치처럼 스팩의 M&A가 성공할 경우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시세 차익을 통해 큰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에는 합병대상 물색·감사·법률 비용 등 초기 비용부터 스팩 청산 비용까지 발기인이 감당해야 하므로 통상 증권사는 투자한 금액의 절반가량을 날리게 된다.

따라서 한 증권사가 한꺼번에 여러 스팩을 상장시킬 경우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마땅한 M&A 대상을 못 찾게 되면 고스란히 손실로 되돌아온다.

내년부터 우회상장 시 피합병법인도 지정감사를 받도록 법이 바뀌는 것도 스팩을 보유한 증권사에 걸림돌이다.

지정감사를 받게 되면 감사 비용이 늘어나고 스팩의 합병 작업 기간도 기존보다 1∼2개월은 지연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정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스팩의 합병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가 유출돼 스팩의 주가가 크게 변동하면 합병비율 문제로 M&A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어렵다.

스팩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주요 투자 층이 지금의 개인투자자에서 기관투자자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스팩이 M&A 여부를 결정할 때 대상 기업의 적절성과 합병비율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개인은 아무래도 기관보다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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