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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뜨고 日 지고 美 주춤…韓 교역국 지각변동

中 뜨고 日 지고 美 주춤…韓 교역국 지각변동

입력 2014-11-17 00:00
업데이트 2014-11-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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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인 미국과 일본, 중국 3국 수출입 비중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수십년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 최대 수입국은 일본’이었으나 중국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제는 최대 수출입국 자리를 차지했다.

엔저(円低)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 따라 일본과의 교역은 더 줄어들고 ‘중국 쏠림 현상’은 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 ‘차이나 리스크’도 함께 늘어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美에 수출, 日서 수입’은 옛말…韓 최대 교역국 부상한 中

미국과 일본, 중국은 한국의 3대 교역 상대국이다.

수출입통계를 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체 수출액에서 미·일·중 3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에 달한다.

중국이 24.6%(1천61억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이 12.0%(510억달러), 일본이 5.7%(244억달러)다.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수출 비중은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수출액 중 30∼50%가 대미 수출액이었다.

그러나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3%로 시작했던 대중 수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 2003년에는 17.7%로 미국(17.6%)을 추월했다.

이후 대중 수출 비중은 2005년 21.9%로 올라갔으며 2013년에 25.8%로 정점을 찍고 올해 24.9%로 살짝 떨어졌다.

대일 수출 비중은 1973년 한때 36.8%로 미국(34.8%)을 추월하기도 했으나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2002년에는 9.3%로 한자릿수에 들어섰다.

올해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와 정치적 갈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이자 미·일·중 3국 중 꼴찌인 5.7%를 기록했다.

수입에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이 독주했다.

1982∼1983년과 1997∼1999년 두 차례 미국에 2∼4%포인트 차이로 역전당한 것을 제외하고 대일 수입액 비중은 1970년대부터 2006년까지 내내 20∼40% 내외를 넘나들면서 전체 수입액 중 확고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수출과 마찬가지로 수입도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0년대부터는 중국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2년에 11.2%로 처음 10%대를 넘어선 대중 수입액 비중은 2007년 17.7%로 최대 수입국 일본(16.0%)을 따라잡았다.

’일본에서 많이 사오고 미국에 많이 팔던’ 현상은 이제 없다. 수출액과 수입액 비중이 모두 한자릿수에 그쳤던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입 상대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 교역의 ‘중국 쏠림’ 현상, 앞으로도 계속 된다

한국 교역국의 지각변동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역에서 일본 비중은 줄고, 미국은 예전보다 주춤하되 중국 비중은 점차 늘어난다는 전망이 많다.

중국이 소득 수준 향상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2010∼2013년간 한국의 대중 수출과 수입은 연평균 10%대 성장을 이어왔다.

최근에 체결된 한중 FTA는 지리적 인접성, 세계 최대 인구 등 ‘제2의 내수시장’ 조건에 맞는 중국과의 교역 확대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천212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대중 수출업체의 50.1%는 FTA에 따른 수입 관세 철폐 효과를 대중 수출 물량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중 수입업체의 23.9%도 수입 물량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과의 교역은 앞으로도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단행으로 엔저가 가속화돼 한국 제품의 대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216개 대일 수출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엔저가 일본으로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답변이 92.6%에 달했다.

일본의 자국 내 생산시설 감축과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수입 수요 위축, 소비세 인상 여파 등도 대일 수출 감소 요인이다.

대일 수입도 국내 수요 부진과 수입처 다변화에 따라 줄고 있다.

미국은 과거보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지만,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중요한 교역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9년 우회 수출을 고려한 부가가치 창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총수출 대비 미국 비중은 19.4%로 중국 14.9%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교역 비중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 FTA 등의 영향으로 일정한 추세는 꾸준히 유지할 전망이다.

◇ ‘차이나 리스크’ 우려도…”신흥시장 발굴 등 대비 필요”

그러나 한국의 교역 구조가 지나치게 중국 중심으로 굳어지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중국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경우, 대중 교역이 타격을 입으면 한국 경제 전반이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최근 중국의 성장 둔화와 한중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석유화학, 기계 등의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7.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3분기 수출도 전 분기보다 2.6% 감소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경제 구조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 GDP가 1% 하락하면 수출 경로를 통해 한국 GDP에 0.08% 내외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및 구조 변화는 한국의 부가가치 창출에 작지 않은 부정적 요인이 된다”며 “중국 이외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대중 수출은 투자보다 소비와 연결된 부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한중간 교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최근 대중 수출이 부진해졌으며,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려면 신흥시장 발굴·진출 노력과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새로운 기회 활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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