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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후폭풍] 세계 경기전망 안갯속… 4대그룹 내년 사업계획 ‘비상’

[엔저 후폭풍] 세계 경기전망 안갯속… 4대그룹 내년 사업계획 ‘비상’

입력 2014-11-04 00:00
업데이트 2014-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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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유가 등 변수 커… 장기화 우려

연말을 앞두고 내년 사업 계획을 내놔야 하는 기업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환율과 유가라는 중대 변수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 전망이 말 그대로 안개 정국이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답답한 것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그룹 등 회사별 경제연구소를 둔 주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주요 기업들은 해마다 10~11월이면 내년 사업 계획의 초안을 짜는데 현재로선 계획안 자체를 내놓는 것이 무의미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대기업 연구위원은 “내년 계획을 세우려면 글로벌 환율 전망과 금리·채권 가격 전망, 국제유가, 주요국 경제성장률 등을 전망해 이를 기반으로 이듬해 기업의 생산량과 마케팅 비용 등을 결정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변수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원자재 매입량은 물론 시기조차 언제라고 못 박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경제연구소 관계자도 “경제 전망 등의 예상치를 내놓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차를 줄이느냐 하는 것인데 지금은 누구도 자신의 예상치를 자신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엔 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까지 변수다. 지난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7.9%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3분기는 오히려 7.3%로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장기화하고 있다. 유럽의 북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2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주 영국 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12월 선물 가격은 6주 연속 하락해 2002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 역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연초 대비 22.2%가 급락했다. 문제는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신규 투자 등에 걸림돌로 작용해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SK그룹은 벌써 내년 경영 화두를 ‘구조개혁’으로 삼을 방침이다. 구체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부진하거나 정체기를 겪는 사업을 계속 두고 보다가는 더 큰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매출을 늘려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매출 분야에서 부진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매출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올해 786만대였던 생산 목표를 내년에는 800만~820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환율, 금리, 유가 등 모든 요인이 국내 기업들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증대 자체가 가능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1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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