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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못믿는다’…가계 금융자산서 연금·보험 비중 30% 넘어

‘예금 못믿는다’…가계 금융자산서 연금·보험 비중 30% 넘어

입력 2014-11-03 00:00
업데이트 2014-11-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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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21.7%→30.9%로…현금·예금은 11.9% 감소 고령화·저금리 영향…소비성향 낮추는 원인 될 수도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연금·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연금·보험자산은 814조원으로 전체 금융자산(2천636조원)의 30.9%를 차지했다.

연금·보험자산 비중은 2003년(1993 SNA 기준)만 해도 21.7%였지만 10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2011년 27.0%, 2012년 29.0% 등으로 꾸준히 확대된 이 비중은 지난해 처음 30%대가 됐다.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 금융자산을 보면 현금·예금 비중이 43.4%로 가장 높고 연금·보험(31.3%), 주식·출자지분(19.4%), 채권(5.0%)이 뒤를 이었다.

현금·예금 비중은 2003년의 55.2%에서 11.9%포인트 떨어졌다. 채권(8.7%)도은 3.7%포인트 줄었고 주식·출자지분(14.4%)은 5.0%포인트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는 현금·예금보다는 노후 대비용 자산을 집중적으로 쌓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제 통계기준(2008 SNA) 변화에 따른 가계 금융자산 현황은 현재 2011년까지밖에 나와있지 않아 예전 기준(1993 SNA)에 따른 각 자산 비중을 비교한 결과다.

연금·보험자산 증가율은 매년 10%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의 연금·보험자산은 854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4%(95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에 현금·예금이 6.9%, 주식·출자지분은 1.1% 각각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월등히 높다.

가계는 올해 들어 6개월 동안에만 40조원을 연금·보험에 집어넣었다.

연금·보험자산뿐 아니라 펀드투자에서도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2009년 9월부터 올해까지 5년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퇴직연금펀드(5조1천억원)였고 연금저축펀드(2조9천억원), 장기투자에 유용한 가치주펀드(2조4천억원)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연금·보험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금융시장이 선진화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산의 절반 이상을 현금과 예금으로 쌓아놓으면 초저금리로 인해 노후자금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시장이 선진화된 영국 가계의 연금·보험자산 비중은 56.3%에 이른다. 호주는 57.7%이고 미국은 31.3% 수준이다.

다만, 일본 가계의 경우 연금·보험자산 비중이 26.7%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급격한 자산가치 하락을 겪은 일본 가계들은 안전자산인 현금·예금 비중이 53%에 이른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고령화 초입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금·보험자산 비중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주식투자에서도 장기투자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금·보험자산의 증가가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보험은 미래 소비를 위해 지금 당장 소비를 하지 않고 저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성향이 떨어지는 현상과 맞닿아 있다”며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보험으로 자산을 쌓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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