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재개로 증시부담 가중…”저가매수 기회될 수도”

엔저 재개로 증시부담 가중…”저가매수 기회될 수도”

입력 2014-09-02 00:00
업데이트 2014-09-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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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엔화 약세가 다시 시작되면서 수출주 중심의 국내 증시 투자자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올 초 달러당 105엔대였던 달러·엔 환율은 이후 102엔선 안팎을 오갔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서서히 올라 104엔을 재돌파했다.

2일 오전 10시 40분 현재는 104.67엔까지 올랐다.

앞선 엔화 약세가 일본 ‘아베노믹스’의 산물이었던 것처럼 이번 엔화 약세도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시작됐다.

일본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6.8%로 대지진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상반기 경상수지가 1985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일본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경제 회복세로 금리 인상과 달러 가치 상승 관측이 커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이 일본 금리 하락과 맞물려 미-일 금리차가 커지면 엔화 약세가 심화된다”며 “엔화 약세는 거스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원화 강세에 발목이 잡혀 있는 국내 증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압박이 가중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코스피는 앞서 정부의 경제 부양책을 등에 업고 2,050선을 상단으로 한 박스권을 뚫었으나 대형주 실적 부진과 환율 부담 등으로 2,08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큰 기계·조선·철강·화학 등에 마이너스 영향이 있고 수출주가 많은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정책사이클과 엔저를 보면 코스피 2,100선 돌파를 넘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엔화 약세가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로 지속할지가 국내 증시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처럼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엔대까지 떨어진다면 투자심리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수출주가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저 속도나 강도가 작년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면 그동안 실적 부진 이상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에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 엔저가 진행된 작년 11∼12월 내수·서비스 업종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지만, 104엔대에 진입하면서는 비철금속, 운송, 건설, 기계, 자동차 업종의 수익률 회복이 빨랐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이번 3차 엔저에도 엔화 환율이 고점을 뚫는다면 수출주에 대한 심리적 충격이 크겠지만, 그만큼 올라가지 않는다면 전통적으로 환율 피해 업종으로 꼽히는 주식에 대한 ‘역발상’ 접근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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