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자산가들 돈 빠져나간다…‘금융소득종합과세 여진’

은행서 자산가들 돈 빠져나간다…‘금융소득종합과세 여진’

입력 2014-07-07 00:00
업데이트 2014-07-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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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초과 정기예금 계좌서 1년6개월새 23조원 이탈

은행의 거액 계좌에서 개인 자산가들의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낮은 금리의 영향도 있지만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의 ‘2013년 하반기 은행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현재 계좌당 잔고가 5억원을 넘은 저축성 계좌는 10만8천10좌로, 6개월 전보다 1천990좌 줄었다.

5억 초과 계좌가 가장 많던 2012년 6월말에 비해서는 1만4천590좌가 감소했다.

한은이 매년 6월과 12월 반기별로 집계하는 이 통계에는 기업자유예금 등 기업이나 기관의 예금도 포함돼 있지만, 개인 계좌만 분리하면 감소폭은 훨씬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로는 작년 하반기 중 개인의 정기예금 계좌를 중심으로 거액예금이 줄었다”며 “저금리와 함께 강화된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5억원 초과 정기예금은 작년말 7만2천400좌로, 하반기 6개월 동안 2천940좌가 줄었다.

이에 비해 역시 저축성 예금이지만 기업 고객 대상인 기업자유예금(2만5천860좌)은 750좌가 증가했다.

5억원 초과 계좌에 든 저축성 예금액은 404조1천97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17조1천600억원(4.1%) 감소했다. 정점을 친 1년6개월 전보다 21조2천970억원 이탈한 셈이다.

정기예금만 보면 1년 6개월 전보다 22조6천360억원이나 줄었다.

저축성 예금이 아닌 금전신탁도 거액 개인 자산가들의 보유분은 사실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좌당 5억원 초과 금전신탁은 2만1천910좌, 80조8천22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2천610좌, 4조3천440억원 각각 늘었지만 주로 기업이 맡긴 퇴직연금신탁의 증가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신탁은 작년 하반기 중 2천260좌, 5조5천200억원 증가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5천120좌, 22조9천28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계좌수는 270좌, 금액은 2천15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은 올해도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한 기피 심리도 이어지면서 거액 계좌가 영향을 받고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PB) 강남센터의 박승안 지점장은 “실감을 못하던 고객들이 처음으로 신고 대상이 되고서 절세 방법을 찾는 경우도 적지않다”며 “올해도 거액계좌는 현상유지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2012년 확대 논의가 본격화되고서 작년 초 세법 개정으로 신고 대상 기준액이 종전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강화됐으나 새 기준에 의한 첫 신고·납부는 올해 5∼6월이었다.

2013년에 발생한 금융소득분(귀속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대상자가 줄잡아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기준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 4천만원 초과) 신고자는 5만5천730명이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 빠져나가려고 지난해 1인당 2억원까지 비과세되는 상속형 즉시 연금이나 일시납 저축성보험(만기 10년이상)에 가입한 자산가들은 올해 비과세 한도를 더 확보하고자 월적립식 보험(5년납, 만기 10년 이상)을 찾기도 한다.

신한은행 이관석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자산가들은 세금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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