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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선진국 초 완화 기조 ‘실패’ 판단”

“금융시장, 선진국 초 완화 기조 ‘실패’ 판단”

입력 2014-05-16 00:00
업데이트 2014-05-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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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英 국채로 ‘다시 헤쳐 모여’…유로 위기국 채권은 ‘썰물’헤지펀드 ‘킹’ “시장 불안하다”…”ECB, 디플레 극복 이미 실기”

미국과 유로 경제 회생 조짐에도 금융시장은 선진국의 초 완화가 결국 제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 또다시 안전 자산으로 갈아타는 모습이 완연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블룸버그 및 로이터는 16일 최상위 안전 자산인 미국, 독일 및 영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반면, 주가 상승과 함께 최근 투자자가 큰 관심을 보였던 유로 위기국 채권에서는 자금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헤지펀드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테퍼는 전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속개된 연례 헤지펀드 콘퍼런스에서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경고했다.

’돈 냄새를 맡는 귀재’란 별명을 가진 테퍼는 “설사 조만간 시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내 불안감을 가시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기가 기대했던 것만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테퍼는 “미국 경제 회복도 예상만큼 빠르지 못하다”면서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초 완화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미국 시애틀 소재 D.A. 데이비슨 앤드 코의 메리 앤 허를리 전무는 “모든 강력한 통화 부양에도 세계 경제에 제대로 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지난 6년 ‘초 완화 기조가 장기 금리와 인플레를 높이면서 성장도 부추길 것’이란 얘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다”면서 그러나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영국 경제가 전례 없는 회생 조짐 임에도 마크 카니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총재가 조기 금리 인상 관측에 계속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그간의 견제에서 선회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조치를 지원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 역시 초 완화 기조를 쉽게 거두지 않을 것임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미국 토른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채권 투자 책임자 제이슨 브래디는 “초 완화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은 특히 ECB의 내달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주요 중앙은행으로는 사상 첫 마이너스 예치 금리를 비롯한 일련의 통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기대하지 마라’는 견제론도 만만치 않다.

바클레이스의 아폴라인 메뉘 애널리스트는 “ECB가 이번 회동에서 모든 기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실행된다고 해서 유로화 가치가 (ECB가 기대하는 만큼)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퍼도 “ECB가 너무 늦게 움직인다”면서 ECB가 내달에도 공격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금융시장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ECB가 “어리석다”는 원색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FT는 ECB가 유로 경제를 위협하는 디플레를 견제할 수 있는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안전 자산에 또다시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독일 및 영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수익률 하락은 채권 시세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5일 6베이시스포인트(1bp=0.01%) 하락해 2.48%를 기록했다.

이 수익률이 2.5%를 밑돌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도 이날 1.37%로 하락했으며, 영국물 역시 2.53%로 6bp 하락했다고 FT가 전했다.

마켓워치는 연준의 초 완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려면 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3.5%가 돼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수익률이 올 초 3%대였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유로 위기국 채권 수익률은 크게 뛰는 대조를 보였다.

로이터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으로 반전됐다면서 몰렸던 자금이 대거 빠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 딜러는 FT에 “안전 자산 수요에 차익 매물까지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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