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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금융위 ‘권위’ vs 은행연 ‘로비력’

[경제 블로그] 금융위 ‘권위’ vs 은행연 ‘로비력’

입력 2014-05-14 00:00
업데이트 2014-05-1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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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기관 설립 힘겨루기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놓고 은행연합회와 금융위원회 간 줄다리기가 만만찮습니다. 금융업계의 절대 ‘갑’(甲)인 금융위의 행보에 은행연합회가 태클을 걸 수 있을까 의아해할 수 있지만, 밥그릇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그런지 은행연합회도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금융위의 ‘귄위’와 은행연합회의 ‘로비력’이 맞서는 형국입니다. 그나마 오는 9월 정기국회까지 서로 조율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 다행입니다.

여야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협회별로 나뉜 개별 신용정보집중기관을 하나로 통합해 독립기관으로 두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보 유출에 따른 보안 강화를 감안한 대책이었습니다. 문제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 손해보험, 여신금융, 금융투자협회 중 누가 신용정보집중기관을 맡을 것이며, 조직과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핵심인데, 정치권은 이에 대한 논의 없이 금융위에 떠넘겼습니다. 괜히 끼였다가 각 협회의 로비에 시달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현재 종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인 은행연합회가 민감 정보인 보험·질병뿐 아니라 카드·금융 정보까지 아우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은행연합회의 반발로 제자리걸음입니다. 은행연합회는 여전히 신용정보 통합 관리와 보안 강화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얘기입니다.

은행연합회가 반발하는 까닭은 통합 집중기관이 은행연합회 소속이 아니라 분리 독립되기 때문입니다. 신용정보 업무 인력이 은행연합회 전체 인력의 50%가량 되는 데다 예산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의 뜻대로 진행된다면 은행연합회가 사실상 절반으로 축소되는 것입니다. 위상 악화가 불가피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13일 “통합 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내부 조직으로 두기보다 독립기관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도 “질병정보와 신용정보는 다르다”며 마뜩잖아 하지만, 그럼에도 법으로 정해진다면 따르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기관을 은행연합회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4-05-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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