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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받는 저체온치료는

이건희 회장이 받는 저체온치료는

입력 2014-05-12 00:00
업데이트 2014-05-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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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36~40시간 걸려…치료 끝나는 13일 의식 회복 여부 알수있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스텐트(혈관확장용 삽입관) 시술을 받은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은 12일 현재 ‘저체온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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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치료 중인 삼성서울병원
이건희 회장 치료 중인 삼성서울병원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2일 뇌손상을 막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다. 저체온 치료를 마치고 정상 체온을 회복할 때까지 48시간이 걸려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오는 13일 오전 중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 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연합뉴스
저체온치료는 말 그대로 환자의 체온을 낮추는 것으로, 일단 한 번 심장이 멎었다가(심정지) 응급 시술을 통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자발순환) 환자들의 뇌와 장기가 활성산소 등 때문에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법. ‘저체온 유도’-’저체온 유지’-’체온 회복’이라는 이 치료법의 한 사이클에 보통 36~40시간이 걸리고,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약물을 통해 인위적으로 의식을 잃게 만드는 만큼,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저체온치료가 끝나는 13일 오전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공심폐기(ECMO) 제거…심장 박동·호흡 안정된 듯

이 회장의 경우처럼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긴 심근경색 환자는 심장이 멈춰 의식을 잃게 되는데, 이 때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함께 고압 전류로 심장의 정상 박동을 되살리는 ‘자동제세동기(AED)’를 사용하게 된다. 이 회장은 10일 밤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 처치를 받고 일단 심장 박동이 돌아와 자발 순환이 다시 시작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혈관에 그물 모양의 금속관을 넣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stent) 시술을 받고, 인공심폐기(에크모;ECMO)를 달았다. 환자의 정맥·동맥과 연결되는 ECMO는 몸 밖에서 환자의 심장과 폐를 대신해 혈액을 순환시키고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다. 심폐소생술 이후 이 회장의 심장이 다시 스스로 뛰고 호흡도 가능했지만, 심장·폐 기능이 약해 ECMO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삼성그룹측에 따르면 의료진은 일단 12일 오전 8시30분 이 ECMO를 떼어냈다. 그만큼 이 회장의 심장 박동과 호흡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 의식은 아직…체온 33℃까지 낮춘 뒤 시간당 0.25℃씩 다시 높여

이 회장은 10일 밤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아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회장이 받는 저체온치료가 의식이 회복된 환자에게 시도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규남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한국저체온연구회장)는 “저체온치료법은 한 번 심정지가 왔다가 심장 박동이 돌아와 자발순환이 이뤄진 환자들 가운데 의식이 없는 경우에만 쓰인다”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저체온치료가 시작되고, 저체온치료 과정에서도 일부러 진정제 등 약물을 통해 의식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저체온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32~34℃ 수준까지 낮추는 작업(인덕션)이다. 차가운(4℃) 생리식염수를 환자 몸에 주입하거나, 낮은 온도의 깔개(쿨링매트리스) 등을 사용한다.

이후 이 체온을 24시간 정도 유지하는데, 자동체온조절장치와 같은 기계가 세밀하게 체온을 관리한다. 이 기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혈관 안에 카데타(관)를 넣어놓고 이 관을 통해 흘려보내는 식염수 등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가슴 안쪽(흉강)에 붙인 하이드로젤을 통해 약 33℃ 정도의 체온을 지키는 방식이다.

마지막 과정은 다시 환자의 몸을 정상 체온(36.5℃)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역시 자동체온조절장치를 사용해 시간당 0.25℃씩 몸의 온도를 높인다.

저체온 유도에 1~2시간, 유지에 24시간, 체온 회복에 12시간 등 보통 저체온치료의 세 단계를 모두 진행하는데 36~40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마친 11일 오전 2시께 직후부터 저체온치료에 들어갔다면, 이르면 13일 이른 오전 중에는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이 처럼 의료진이 신속하게 저체온치료에 나선 것은, 활성산소 등에 따른 이 회장의 뇌와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서이다.

박 교수는 “심정지 상태였다가 다시 자활순환이 시작된 환자의 몸에서는 활성산소와 사이토카인(세포간 신호전달 매개 단백질)을 비롯해 수백가지 종류의 물질의 분비가 늘어나고,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뇌·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의 손상이 진행된다”며 “이 같은 손상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미국심장학회 등에서 저체온치료법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7년 서울성모병원이 처음 저체온치료법을 도입했고, 지금은 관련 장비를 갖춘 상당 수 병원에서 저체온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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