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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공채 ‘스펙 경쟁’ 불러 상시 리크루팅 시스템 필요”

“대규모 공채 ‘스펙 경쟁’ 불러 상시 리크루팅 시스템 필요”

입력 2014-01-30 00:00
업데이트 2014-01-30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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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채용 실험의 교훈

대학총장추천제와 서류전형 부활이 핵심인 삼성그룹의 채용 실험이 2주 만에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재계와 경제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채용문화를 되짚어 봐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판중 경제조사본부장은 29일 “글로벌 기업에서는 상시 이력서를 받아놓고 6개월 만에 연락을 주는 사례가 허다하다”면서 “우리도 일괄 공채 프레임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십년 동안 지속돼 온 ‘봄·가을’ 일괄 공채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노동환경팀장도 “대기업들의 대규모 공채는 이제 한국과 일본에만 남아 있다”면서 “기업이 원하는 건 범용 인재가 아니라 개별 기업에 적합한 직무 스펙을 갖춘 맞춤형 인재”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삼성이 제도를 바꾸려 한 것은 너무 큰 사회적 비용과 부담 때문”이라면서 “대규모 공채는 필연적으로 스펙 경쟁을 불러오는데 그렇게 많은 비용을 치르고도 정작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뽑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지방대·여대 홀대론, 지역 차별론 등 온갖 비판을 불러일으킨 대학총장추천제에 대해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 차원의 노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안종태 강원대 교수(인사관리학회장)는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제도 도입으로 인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더 장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우리 기업들도 캠퍼스 리크루팅을 하지만 아직 리크루팅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설명회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큰 그룹들이 계열사별로 실질적인 상시 리크루팅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글로벌 기업 대부분은 캠퍼스 리크루팅이 일상화돼 있다. 휴렛팩커드(HP)는 캠퍼스 리크루팅과 인턴십을 결합하고 HP 유니버시티 등 다양한 경로로 인재를 수혈받는다. 시티그룹은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타깃 리크루팅을 하며 구글도 공채 제도 없이 대학 추천을 받아 서류전형 통과자에 한해 5∼6회 이상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거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4-0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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