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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피해’ 일본시장 점유율 韓↓, 中·대만↑

‘엔저 피해’ 일본시장 점유율 韓↓, 中·대만↑

입력 2014-01-26 00:00
업데이트 2014-01-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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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분석…화공·철강·농수산물·전기전자에 피해 집중對日 수출기업 95% “직접 피해”…4개 중 1개는 ‘無대책’

2012년 말 이후 지속한 엔화 약세(엔저)가 대(對)일본 수출에서 경쟁국보다 우리나라에 더 큰 피해를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대일 수출액은 346억9천4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6%나 줄었다.

대일 수출 감소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품 중에서는 선박(-46%), 컴퓨터(-42%), 무선통신(-24%), 판재류(-22%), 수산물(-20%), 기호·가공식품(-17%), 반도체(-15%), 플라스틱·기계요소(-13%) 등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엔저 피해가 주로 화학공업, 철강, 농·수산물, 전기·전자 등에 집중된 양상이다.

실제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 화학공업제품은 4.4%, 철강은 3.9%, 농·수산품은 3.4%, 전기·전자는 2%, 기계류는 1%씩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국제무역연구원은 분석했다.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부진은 더욱 도드라진다.

작년 1∼11월 일본 수입시장에서 한국제품 점유율은 4.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경쟁국인 중국은 21.3%에서 21.7%로, 대만은 2.7%에서 2.9%로 오히려 점유율이 상승했고 독일은 2.8%로 변동이 없었다. 미국은 8.6%에서 8.5%로 내려갔지만 우리나라보다는 하락폭이 덜했다.

점유율 하락 품목 가운데 반도체·통신기기·플라스틱·기계류는 중국이, 철강·생활용품·수산품·섬유류 등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이 각각 점유율을 높였다.

우리 기업이 엔저로 몸살을 앓는 사이 경쟁국이 일본시장에서 입지를 조금씩 넓혔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본의 15개 주요 수입품목(에너지 제외) 중 점유율 하락 품목 수도 우리나라가 10개로 미국(9개), 중국·대만(8개), 독일(6개) 등에 비해 다소 많았다.

엔저 현상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국내 수출기업이 체감하는 피해도 훨씬 깊고 넓어졌다.

무협이 최근 대일 수출기업 301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5%가 엔저로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환차손이 48.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수출물량 감소 23.9%, 수출상담·계약 차질 21.9% 등이었다. 별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에 불과했다.

특히 엔저에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기업과 일시적으로 수출을 포기했다는 기업이 각각 14.6%, 8.3%에 달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식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60% 이상은 엔저 현상이 올해 말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대일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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