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입력 2014-01-13 00:00
업데이트 2014-01-13 00: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해외·비은행으로 수익 확대…바닥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아”

지난주 김정태(62)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아니면 저녁약속을 취소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꽹과리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방음시설을 갖춘 ‘좋은 집’에 사는 덕에 밤마다 맹훈련이 가능했다. 그 결과 지난 11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비전선포식에서 영락없는 상쇠로 변신, 1만여 임직원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밑엣놈들이 시켰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지만 평소 자신의 영문 머리글자(JT)를 딴 “조이 투게더”(Joy Together)를 외쳐온 ‘행적’에 비춰보면 자의(自意)도 상당 부분 가미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김 회장은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하나금융의 도약을 자신했다.

10일 비전선포식에 이어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통합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수익이 예상보다 적게 났는데 앞으로는 좋은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0일 비전선포식에 이어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통합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수익이 예상보다 적게 났는데 앞으로는 좋은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기가 내년 3월인데 윤용로 외환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등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는 오는 3월에 끝난다. 새 판을 짤 생각인가.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지 않겠나. 그런데 구관이 명관일 때도 있다.

→비전선포식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톱50에 들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순익을 보면 3분기까지의 실적(8772억원)이 신한금융(1조 5595억원)의 절반밖에 안 된다. 국내에서도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꼴찌인데 어떻게 세계 50등 안에 들겠다는 건가.

-국내, 은행업 중심의 수익구조를 해외, 비(非)은행으로 확대하겠다. 캐나다 외환은행만 해도 현재 이익이 100억원 수준인데 4~5년 내에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정도로 체질을 갖췄다. 2012년 기준 해외이익이 2370억원으로 전체 그룹 수익의 15.7%인데 이걸 2025년까지 2조원(39.8%)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래도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에는 고생 좀 했다. 외환은행의 실적이 특히 안 좋았다.

→외환은행 부진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때 외환은행의 대주주였던) 론스타가 투자를 안 한 바람에 리테일(소매금융) 기반이 약해진 탓이 컸다. 외환 수수료 수입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외환은행뿐 아니라 하나은행도 부실채권을 많이 털어냈고 전산 업그레이드도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 하나SK카드사와 외환카드가 오는 10월 통합하게 되면 시너지효과도 커질 것이다.

→바닥을 쳤다는 얘긴가.

-그렇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전산은 업그레이드됐을지 몰라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체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계속 부대끼며 섞이다 보면 좋아지게 돼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도 쉽지 않아 보인다. 회사 이름은 어떻게 할 건가.

-고민이다. 합치면 좋은데 그러면 하나SK외환카드가 되어 너무 길다. 계획대로 10월까지는 반드시 통합할 것이다.

→국내 M&A는 계획이 없나. 우리금융 계열사나 증권사 등 매물이 나와 있다.

-당분간 투자여력 한도가 크지 않다. 현재로서 큰 것을 갖고 오는 것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외진출 등 분야에 집중하는 게 좋다. 우리금융 매각 때 안 들어갔던 이유도 그거다. 외환은행과 통합이 잘 이뤄지면 3년 내로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그때 되면 국내시장도 볼 거다.

→지난해 미술품 비자금 의혹 때문에 시끄러웠다.

-은행 점포 등에 걸기 위해 사뒀던 것들이 쌓이면서 4000점이 넘었지만 그걸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을 그만둔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상왕’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사퇴 후에도) 하나금융에 사무실을 두고 출근하니까 오해를 산 것 같다. 이젠 직함도 내려놓고 방도 뺐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1-13 16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