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사무라이 본드’ 열풍

엔저에 ‘사무라이 본드’ 열풍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03: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내 기업들 작년 2조원 발행

올 한 해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 기업과 금융투자기관의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이 새해에도 열기를 띠고 있다. 자국의 초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일본계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세운 국내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무라이 본드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일본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과 은행 등이 발행한 사무라이 본드의 총 규모는 1950억엔(약 1조 9982억원)이다. 지난해 12월 포스코가 발행한 5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가 가장 큰 규모다. 포스코가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 것은 2011년 10월 414억엔 규모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캐피탈이 250억엔어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고 KT(지난해 1월)와 우리은행(〃2월), 산업은행(〃6월), 신한은행(〃7월)도 각각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다. 임기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일본 내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일본 내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국내 기업과 은행 등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의 채권 발행 기업들이 2012년 발행한 2년 만기 사무라이 본드의 만기가 올해 집중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발행한 16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가 이번 달 만기에 도달하는 데 이어 오는 2월 KB국민은행(76억엔), 5월 현대캐피탈(200억엔), 수출입은행(514억엔), 6월 산업은행(212억엔), 7월 신한은행(314억엔) 등 올 한 해만 모두 2921억엔(약 3조원)의 사무라이 본드가 만기에 달한다. 앞서 포스코와 KT, 우리은행 등 상당수 사무라이 채권 발행기관들은 채권 발행을 이유로 “만기가 돌아오는 사무라이 채권의 차환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최근 수년간 초저금리를 유지해 일본의 국채 금리가 제로 금리에 가까워진 만큼 일본 채권시장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유인이 떨어진 것 역시 일본인 투자자들이 국내 사무라이 본드에 눈을 돌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날 일본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7070%를 기록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1-08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