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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장·은행장 5명 임기만료’인사태풍’ 부나

지주회장·은행장 5명 임기만료’인사태풍’ 부나

입력 2013-10-30 00:00
업데이트 2013-10-3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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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선 연임 기대’당국 리스크’에 반대파 견제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5명의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차례로 만료돼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내부에선 대부분 연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이들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벌써 일부는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일부 CEO(최고경영자)는 당국의 검사나 제재가 걸려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반대파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정치권의 인사 풍향계에 민감한 금융권의 특성상 ‘PK(부산·경남)’처럼 특정 지역에 편중된다는 논란이 불거질 경우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 이목 집중…한동우 회장 연임할까

금융권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인선은 다음 달 중순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동우 현 지주 회장은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성공할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서 첫 연임 사례가 된다.

신한금융은 ‘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한 회장의 임기 만료일(내년 3월23일)로부터 3개월 전까지 후임 인선을 마쳐야 한다.

통상 1개월가량 걸리는 인선 과정을 고려하면 내달 중순께 현재의 지배구조위원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 전환, 회장 후보 물색에 들어간다.

한 회장은 회추위 전환에 앞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그를 제외한 사외이사 5명으로 회추위가 꾸려져 회장 후보를 선정, 12월 중순께 열리는 이사회에 통보한다.

현재까지는 한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이가 많다. ‘신한사태’ 이후 무난하게 조직을 추스르고, 실적 면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에 견줘 양호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이 가까스로 안정화했는데 한 회장이 3년 만에 물러나면 어떡하느냐”며 “수장이 바뀌면 조직이 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연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한금융 안팎에선 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세력도 엄존한다. 라응찬 전 회장과 대립했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따르는 인사가 여전히 계열사 대표에서 일선 부서장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게 포진한 것도 사실이다.

한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신 전 사장 쪽이나 정치권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인사가 들어와 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이를 의식한 듯 “내부 출신은 ‘나 때문에 그동안 일해온 조직이 망가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내부 출신이 실적도 좋게 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준희·신충식·김종준·윤용로 행장도 시험대

신한금융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기업은행장 선임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첫 내부 출신 행장인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27일이다.

조 행장은 연임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으나, 주변에선 조 행장이 연임을 내심 바라고 있으며 성공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기업은행의 한 임원은 “경영의 연속성을 고려해 자행(기업은행) 출신 전통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행장이 연임하거나, ‘2인자’인 김규태 수석부행장이 행장을 물려받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문제는 기업은행장의 경우 대부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온 데다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내년 3월1일 임기가 끝나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후임 인선도 내달 중순께 시작될 예정이다. 신·경 분리 이후 첫 은행장이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농협은행 안팎에선 교체 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교체를 전망하는 이유는 신 행장이 농협중앙회에서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임원을 맡아온 데다,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가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취임 이후 첫 금융계열사 대표 인사라는 점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중앙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지만, 신동규 전 회장과 계열사 인사를 놓고 갈등을 빚은 점을 고려해 지주 회장의 의견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 행장이 교체되면 김주하 농협금융 부사장, 김준호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김현근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 등이 후임 하마평에 오르내릴 수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단위로 연임되는 구조라 한 번 연임하면 각각 3년과 2년이 보장되는 조 행장, 신 행장과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께 하나금융지주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후보를 정하면 각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 여부가 정해진다.

◇재판·당국 리스크에 지역편중 논란 가능성도

신한금융→기업은행→농협은행→하나·외환은행으로 이어지는 CEO 인사에서 현직 CEO들이 낙관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각자 크고 작은 ‘아킬레스건’이 있다는 점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올해 안에 ‘신한사태’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한 2심 재판부의 판결과 신한사태 당시 야당 정치인 등의 계좌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계좌 불법 조회 의혹은 한 회장의 재집권에 반대하는 세력이 정치권에 제보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가 돌아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작지 않은 파문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하나캐피탈이 지원했다가 손실을 냈다는 의혹을 사 금감원의 제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 내부에선 김 행장이 연임의 결격사유가 되는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최근 제재 결정이 미뤄진 게 오히려 징계 수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금감원 안팎에서 들린다.

최근 정치권의 ‘PK 편중인사’ 논란이 금융권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한동우 회장과 김종준 행장이 부산 출신이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부산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강만수 전 산은금융회장(경납 합천)을 필두로 이팔성 우리금융회장(경남 하동), 어윤대 KB금융회장(경남 진해) 등이 PK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PK 독식’ 논란이 한바탕 회자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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