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동부 품으로…2020년 세계10위 가전 꿈꾼다

대우일렉, 동부 품으로…2020년 세계10위 가전 꿈꾼다

입력 2013-02-16 00:00
업데이트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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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매각·인수 마무리… 이재형 대표 선임

“한국은 전자산업에 아주 좋은 배후 여건을 갖고 있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글로벌 브랜드가 나올 잠재력이 큽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가전회사가 삼성, LG 두 곳밖에 없어요. 일본만 해도 8대 가전사를 포함해 3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가 활동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제 국내에서도 제3의 글로벌 가전 브랜드가 나와야 합니다.”(이재형 대우일렉트로닉스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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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이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대우일렉 매각 및 인수 종결 행사’를 갖고 대우일렉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이재형 동부라이텍·동부LED 부회장을 대우일렉트로닉스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하며 공격 경영의 기치도 내걸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대우일렉의 각자 대표이사(등기이사)로 등재했다. 김 회장은 대우일렉 인수대금으로 250억원의 사재를 출자한 데 이어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일렉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지 13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나 ‘가전 3강’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삼성, LG와 함께 국내 가전 시장을 ‘삼분’했던 대우전자는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고난의 행군’을 했다.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대우전자는 우량 사업부문만 남겨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을 바꾸고 2005년부터 매각에 나섰지만 결과는 순탄치 않았다.

인도의 비디오콘 컨소시엄(2006년), 모건스탠리 PE(2008년), 인도 리플우드 컨소시엄(2009년), 이란계 엔텍합그룹(2011년), 스웨덴 일렉트로룩스(2011년) 등과 차례로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2009년 이승창 대우일렉 사장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대우일렉은 이 와중에도 2008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9000억원에 영업이익 128억원을 거두며 글로벌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선방했다.

결국 지난해 4월 재개된 매각 공모에 참가한 동부그룹이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대금을 납입, 인수작업을 종결했다. 그간 대우일렉을 이끌던 이성 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해 기업 운영의 안정성을 더했다.

동부그룹은 당초 3월 말까지 채권단에 납입하기로 했던 대우일렉 인수대금(총 2726억원) 가운데 2280억원을 납입했다. 잔금 446억원은 현재 추가로 협상을 진행 중인 재무적 투자가 확정되는 대로 다음 달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지분 50.6%를 확보하게 된다.

동부의 품에 안긴 대우일렉은 TV와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혀 2020년 세계 10위 종합가전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재형 부회장은 “세계 가전시장을 나눠보면 중저가 제품군의 시장규모가 가장 크다”면서 “굳이 프리미엄급으로 높여서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중저가 시장에서 충분히 입지를 다진 뒤 새로운 고급 브랜드를 론칭해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2-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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