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2013을 말하다] (9) 신충식 농협은행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9) 신충식 농협은행장

입력 2013-02-12 00:00
업데이트 2013-0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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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원 DNA 끄집어내 ‘리딩뱅크’될 것”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섭니다. 농협의 전문은행으로서 농협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은행 본점에서 만난 신충식(58) 농협은행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농협은 지난해 3월 신용(금융)과 경제(유통)를 나누는 신·경(信經)분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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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식 농협은행장이 서울 중구 충정로 본점에서 올해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서울 중구 충정로 본점에서 올해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신 행장은 “지난 1년간 은행 사업체계를 시장 지향적으로 개편하고 성과주의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 “올해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지난달 승진 인사에서 ‘성과’를 최우선 순위에 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신 행장은 성과가 우수한 영업점 직원 7명을 과장으로 발탁하는 등 총 22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다른 은행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농협은행에서는 파격이었다.

농협에는 다른 금융사에는 없는 ‘승진 고시’가 남아 있다. 이 시험에 통과해야만 과장(4급)으로 승진할 수 있다. “승진하려면 영업현장보다 고시원에 가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위의 직급으로 올라가면 ‘연공서열’과 ‘온정주의’ 인사라는 불만이 나왔다. 신 행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직원들이) ‘열심히 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성과 우수자와 여성 중심의 인사를 단행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신 행장의 올해 목표는 ‘4대 은행’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지난해는 은행 출범 첫해인 만큼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 신 행장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 혁신과 체질 개선의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는 내실과 성장을 조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숨겨진 은행원 DNA(유전인자)’를 끄집어 내면 충분히 승산 있다는 얘기다. ‘반(半)공무원 조직’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신 행장은 “농협은행원의 저력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스마트금융도 소홀할 수 없다. 다른 은행에 비해 다소 뒤처진 스마트뱅킹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금융부’를 확대 신설했다. 내년 2월까지 차세대 e금융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인터뷰 내내 신 행장은 협동조합으로서 농업인을 위하는 자부심을 여러 번 강조했다.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 네덜란드의 라보뱅크, 독일의 DZ뱅크처럼 협동조합은행으로서 국내 리딩뱅크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신 행장은 “농협은행은 외국계 자본이 지배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순수 토종자본으로 설립됐다”면서 “이익이 전액 국내에 환원되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5월쯤이면 미국 뉴욕에 농협의 첫 해외지점이 문을 연다.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베이징에는 다음 달 중에 사무소를 낼 계획이다. 하노이는 지난해 12월 설립인가를 얻었고, 베이징은 최종심사가 진행 중이다. 신 행장은 “신·경 분리 전에는 자본 공유 등의 문제로 해외 진출에 문제가 있었지만 (걸림돌이 해소된 만큼) 올해부터는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2-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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