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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2013을 말하다] (8)조준희 기업은행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8)조준희 기업은행장

입력 2013-01-31 00:00
업데이트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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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대양 6대주 진출 마무리”

조준희(59) 기업은행장은 최근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은행장이다. 대형 시중은행에 맞서 중소기업 맞춤 전략으로 국책은행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만난 조 행장은 올해 가장 큰 목표로 “5대양 6대주 진출 마무리”를 들었다. 해외 진출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금융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중국,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국내 은행 진출이 어려운 유럽, 남미까지 이미 11개 현지 은행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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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기업은행장이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꿈은 “중소기업에 조금이라도 싼 이자를 공급하고,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은행 제공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꿈은 “중소기업에 조금이라도 싼 이자를 공급하고,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은행 제공
“인도네시아나 브라질에 진출한 중소기업이 도와달라고 하는데 방법이 없어 정말 안타까웠어요. 이제 아시아, 유럽, 중남미, 오세아니아, 중동, 아프리까까지 세계 어디를 가도 기업은행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업무 협약이 아니다. 얼마 전 한 중소기업 고객이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며 SOS를 쳤다. 기업은행은 국내 담보를 토대로 곧바로 지급보증을 해줬다. 그러자 현지 은행인 BRI도 흔쾌히 100만 달러를 대출해줬다.

조 행장은 “기존에는 국내에서 대출받은 뒤 환전해서 현지로 가져가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올해는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에도 기업은행 직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취임 당시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직원에게 1급 승진 기회와 함께 10억원의 포상을 약속했다. 아직까지는 1000만~2000만원의 상금을 타간 사람이 전부다. 조 행장은 “지인에게 강권하거나 사정해서 파는 상품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 관행도 퇴출해야 한다고 했다.

“은행은 상품으로 말해야 합니다. 상품이 좋으면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조 행장은 그 예로 각각 120만, 100만 고객이 가입한 서민섬김통장과 참좋은친구카드를 들었다. 다음 달에는 스마트폰 금융시장을 겨냥한 신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장안의 화제가 된 ‘금리 파격’ 뒷이야기도 풀어놨다. 조 행장은 올해부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붙는 가산금리를 전격 폐지했다. 대신,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산출한 뒤 4가지 항목을 고려해 감면해 나가는 새 금리 제도를 도입했다. 조 행장은 “기존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다 보니 너무 복잡해서 몇 번을 그만둘까 고민했다”면서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추세를 따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조 행장은 “실제 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체계가 단순하고 명쾌해 이해하기 쉽다고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취임 초 약속했던 ‘한 자릿수 최고 대출금리’(9.5%)도 새해 들어 실천했다.

올해 은행권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 행장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단 한 푼이라도 싼 이자를 공급하고, 1만 2000명 직원이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딱 두 가지뿐입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1-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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