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있는 여성근로자 임금 무자녀 여성보다 33% 적어

자녀 있는 여성근로자 임금 무자녀 여성보다 33% 적어

입력 2012-12-19 00:00
수정 2012-12-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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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격차 OECD 회원국 최고

‘무자식 상팔자’가 아니라 ‘무자식 고임금’의 시대다. 자녀가 있고 없고에 따른 여성 근로자 간의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18일 내놓은 ‘성별 격차 줄이기’(Closing the gender gap : Act now)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성 근로자는 아이가 없을 때 남성 임금의 87.2%를 급여로 받았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54.2%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남성 평균임금이 200만원이라면, 자녀가 없는 여성 근로자는 174만 4000원, 자녀가 있으면 108만 4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자녀 유무에 따라 임금 격차가 66만원(33.0% 포인트)이나 나는 것이다. 몇 만원 차이에 불과한 스페인(2.1% 포인트), 벨기에(3.3% 포인트) 등과 비교하면 열 배가 넘는다. 조사는 올해 25~44세인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이탈리아는 자녀가 있으면 임금 수준이 오히려 자녀가 없을 때보다 더 높아져 우리나라와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자녀 유무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큰 나라는 아일랜드(31.4% 포인트), 룩셈부르크(24.5% 포인트), 캐나다(22.6% 포인트) 등이었다.

OECD는 이 같은 ‘여여’(女女) 간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치솟는 육아 비용 ▲보육 시설에 대한 낮은 접근성 ▲지나치게 많은 세금 등을 지목했다. ‘일하는 엄마’와 남자 간의 임금 격차는 일본이 가장 컸다. 남자의 39.1%밖에 못 받는다. 우리나라는 2위(54.2%)였다. 보고서는 “급격한 고령화 진전 속에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리려면 정부가 일하는 엄마들에게 좀 더 편리한 보육 시스템과 유리한 세금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OECD는 특히 한국의 경우 ▲장시간 근로 ▲퇴근 후 회식문화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과 임금체계 등의 직장문화가 일하는 여성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혼과 함께 퇴사를 강요하는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면서 “퇴사 후 재취업이 안 돼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을 전전하다 보니 임금이 줄어들고 이는 다시 가계 빈곤과 출산율 하락의 악순환을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는 남녀 간 단순 임금격차도 OECD 최고 수준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1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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