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세대교체 가속화

삼성 사장단 인사…세대교체 가속화

입력 2012-12-05 00:00
업데이트 2012-12-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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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장 승진 2년만에 부회장으로

5일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이재용 부회장 내정자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젊은 인재들이 주축이 되는 ‘젊은 삼성’의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다.

순혈주의 등 기존 인사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핵심 인재를 전진배치한 것도 그룹 분위기를 일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완제품(DMC) 부문 총괄 부회장 없이 현 체제로 운영되며, 금융부문은 부회장을 배출해 그룹내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용 승진…그룹 세대교체 앞당길듯 =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삼성전자의 경영을 외곽에서 지원해온 이재용 사장은 부회장 승진으로 그 역할의 폭과 범위가 최고경영자(CEO)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회장 내정자는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경영기획실 상무보, 2003년 상무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마친 뒤 2007년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승진했다. 2009년에는 부사장, 2010년 사장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와 재벌 견제 목소리가 커져 승진 시기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없지 않았으나 사장 승진 후 2년이 지난데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승진 가능성을 크게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해 6월 삼성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기용했을 때도 이재용 사장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고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번 승진으로 그룹 경영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그룹 내의 전반적인 세대교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전쟁 등을 겪으면서 빠른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신수종 사업’ 발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확대되겠지만 이번 승진은 경영 성과에 따른 것으로 경영권 승계와 연결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 순혈주의 깨고 핵심인재 중용 = 그룹 분위기를 일신하고 신성장 사업에 무게를 두는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특히 삼성그룹 내 불문율처럼 존재해온 ‘순혈주의’에서 탈피해 외부에서 영입한 핵심 인재들을 확대 중용한 점이 돋보인다.

언론계 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입사해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일해온 이인용 부사장은 사내·외 소통 강화와 그룹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KT 임원 출신으로 2009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으로 부임한 홍원표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 사장으로 발령이 났다.

삼성코닝정밀소재 박원규 부사장과 삼성중공업 박대영 부사장은 회사 내부 승진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을 내부에서 승진시킨 데 이은 것으로, 그동안 삼성전자 출신 임원이 다른 계열사 사장으로 가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사업부를 삼성전자 내에 신설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조수인 OLED사업부장 사장에게 사업을 맡겼다.

이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의료기기사업을 조기에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주의 인사원칙도 재확인했다. 가전·IT 분야 해외영업통인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공로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으로 영전했다.

삼성미래전략실 임대기 부사장은 체계적인 기업광고와 브랜드 전략을 통해 그룹 광고역량을 끌어올린 점을 평가받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 전자부문 세팅 완료 =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의 DMC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 선임은 없었다.

당초 지난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DMC 총괄 부회장이 이번에 새로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소비자가전(CE) 담당 윤부근 사장이나 IT모바일(IM) 담당 신종균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세트(DMC) 부문장은 별도로 두지 않고 지금처럼 두 사장이 협의하고 조정하면서 해나갈 것”이라며 “부문(CE·IM) 하나하나가 엄청난 규모로 글로벌 1위를 하고 있어 총괄하는 게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직해오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은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이 맡게 됐다. 종합기술원장직은 권오현 부회장이 겸한다.

권오현 부회장은 업무 부담을 덜어 삼성전자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통합법인으로 새출발했으나 독립적인 최고경영자(CEO)가 없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영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DMC 부문의 다른 한 축을 담당했던 윤주화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제일모직 패션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DMC 부문을 윤부근·신종균 사장이 나눠서 맡고 반도체 등 부품(DS) 부문은 권오현 부회장이 전담하는 3각체제로 세팅됐다.

◇ 금융부문 위상 강화 = 실적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던 금융부문에서는 오히려 ‘독려성’ 인사가 있었다.

삼성생명 박근희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금융부문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것.

금융부문도 부회장을 배출함에 따라 사업의 구심력이 강화되고 대외업무에서 중량감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계열사들도 삼성전자처럼 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윤용암 부사장은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삼성미래전략실은 자리변동이 크지 않았다.

이상훈 전략1팀장 사장이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가는 대신 김종중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전략1팀장으로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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