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 경제적 관점서 본 올림픽

[Weekend inside] 경제적 관점서 본 올림픽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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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118억弗 적자 ‘빚잔치’ 역대 올림픽기간 코스피 하락 더 많아

영국 BBC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육상 100m가 아니라 대회 손익계산서’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전 세계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폐막을 앞둔 영국 런던올림픽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글쎄요’다.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를 올림픽 특수로 풀어 보겠다며 이번 올림픽을 ‘경제 올림픽’으로 규정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계산이 일단 어긋난 셈이다. 영국은 올림픽 행사 기간에만 10억 파운드(약 1조 78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까지는 총 130억 파운드(약 23조 1900억원)의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영국이 올림픽 유치에 쏟아부은 돈은 150억 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TV 중계권과 기업체 후원 등으로 얻는 수입은 55억 달러(약 6조 2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42%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떼어 가게 돼 있어 영국이 손에 쥐는 돈은 32억 달러에 불과하다. 올림픽 행사 자체만 놓고 보면 118억 달러 적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영국뿐 아니라 역대 올림픽을 살펴봐도 짭짤한 수익을 본 나라는 거의 없다. 표면적인 흑자가 기록된 사례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단 한 번뿐이었다. ‘올림픽은 빚잔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적 관점에서 최악의 올림픽은 단연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다. 당시 그리스는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90억 유로(현재가치 110억 유로·약 15조 366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 중 70억 유로는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국가재정에서 끌어온 것이었다. 그리스 정부가 당초 예상한 개최 비용의 10배가 넘는 액수였다. 올림픽이 끝난 그해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1680억원에 이르렀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치른 스페인도 정부가 40억 달러, 바르셀로나시가 21억 달러의 적자를 각각 떠안아야 했다.

김예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보자료실장은 “7년 동안 올림픽 준비에 쏟아부은 돈을 2주 장사해서 거둬들이기는 애초 무리”라면서 “경제적 수익만 놓고 보면 흑자를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유형의 경제적인 효과 외에 개최국 시민들의 자부심 향상 등 무형의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에는 런던올림픽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올림픽과 한국 경제의 연관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언뜻 생각하면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경제가 살아날 것 같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하락한 경우가 더 많았다.

애틀랜타올림픽이 열렸던 1996년 말 코스피는 전년 말보다 26% 하락했다. 시드니올림픽이 개최된 2000년에도 코스피는 전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 역시 전년 대비 40% 하락했다. 김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림픽과 시장 수익률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낮다.”면서 “증시에서의 올림픽 특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그렇더라도 올림픽 대박 업종은 있게 마련이다. 가전제품과 음·식료가 대표적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림픽이 껴 있는 3분기에 당류 및 과자류의 지출액은 2008년(베이징올림픽)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2004년(아테네올림픽)과 2000년(시드니올림픽)에도 각각 4.8%, 5.4% 늘었다. 남아공월드컵이 열린 2010년 6월과 7월엔 가전제품 판매량이 각각 16.6%, 27.1% 증가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2012-08-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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