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D금리 통보 거부 조짐…시장 혼란 우려

증권사 CD금리 통보 거부 조짐…시장 혼란 우려

입력 2012-07-18 00:00
수정 2012-07-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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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고시를 위한 유통금리 보고를 거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는 매일 오전, 오후 한 차례씩 10개 증권사로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CD의 금리를 보고받아 최고, 최저 금리 2개를 제외한 8개 수치를 평균해 고시금리를 결정한다.

CD금리가 고시되지 않으면 이 금리에 연동되는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책정하는데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4천조원이 넘는 금리스와프(IRS)시장, 7조원 가량 되는 변동금리부사채(FRN) 시장 등에도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들이 CD금리를 담합했는지 조사에 나서면서 일부 증권사들에서 CD금리 보고를 거부할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한 CD금리 보고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를 보고하는 실무자들끼리 금리보고를 거부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CD금리 보고 증권사 관계자는 “장중에 다른 채권매매 때문에 상당히 바쁜데, 영업할 시간을 쪼개가며 CD금리를 입력한다”면서 “그런데 입력한 것에 대해 말도 많고, 서비스차원에서 업무를 협조하는 것인데도 증권사가 의심을 받으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 CD금리 보고는 이익이 없고 서비스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날 일부 회사가 제시간에 유통금리를 보고하지 못해 금리 고시가 40분 가량 지연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10개 보고 증권사가 모두 유통금리를 입력해야 CD금리를 고시할 수 있는데, 일부 회사에서 조사를 받느라 제 시간에 하지 않아 금리 고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CD금리 보고 회사는 동부, 미래에셋, 우리투자, 하나대투, 리딩투자, 메리츠종금, 한화, KB투자, KTB투자, LIG투자증권 등 10곳이다. 이 중 리딩투자, 메리츠종금, 한화, KB투자, KTB투자, LIG투자증권 등 6곳은 상반기에도 CD금리 보고회사였기 때문에 공정위 조사대상이다.

현재 CD 유통시장은 은행들이 SC제일은행이나 씨티은행을 제외하고는 발행을 하지 않아 개점 휴업상태다. CD유통물은 모두 1조7천억원 규모로, 한 달 거래량은 1조1천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거부로 CD금리 고시가 되지 않는 경우 직접 유통시장에 타격은 제한적이겠지만, CD금리와 연계된 다른 시장은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현재 4천400조원이 넘는 금리스와프(IRS)시장 중 일부와, 7조원 가량 되는 변동금리부사채(FRN) 시장의 일부가 CD금리와 연계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 책정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가계대출 잔액은 642조7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49.1%는 시장금리 연동 대출이다. 시장금리 연동 대출은 대부분이 91일물 CD 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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