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금리 인하론 안돼 시간 걸려도 고용창출 우선”

“위기극복 금리 인하론 안돼 시간 걸려도 고용창출 우선”

입력 2012-06-12 00:00
수정 2012-06-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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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경제수석 출신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훈수’

“금리를 내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를 넘을 유일한 방법은 일자리 창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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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연합뉴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훈수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 실세들의 ‘릴레이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부 관료 출신인 박 회장도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현 위기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박 회장은 이번 위기가 공급 과잉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돈, 철강, 곡식, 원유 등 지구상에 부족한 것이 없다. 넘쳐나는 재화를 소비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해결책과 관련, 박 회장은 인위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때문에 발생한 대공황과 성격이 다르다.”면서 “금리를 내려 돈을 푼다고 해도 소비가 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유럽이나 미국 가계는 금리를 내리면 빚을 내서 소비하지만, 동양의 사고방식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일본 국민들은 금리가 내려가면 노후를 걱정해서 더 저축에 매달린다. 한국과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늘려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교육, 관광, 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유럽 위기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두 차례 큰 위기를 넘긴 경험이 있지만 유럽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처음 겪어보는 위기이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어 사태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2-06-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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