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다시 주어져도 외환銀 선택”
3월말 퇴임할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치며 앞으로도 하나금융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지난 2일 시내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7년 금융인 생활을 접고 하나금융을 떠나는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197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40여년간 하나금융에 몸담아온 그는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해왔다. 앞으로도 하나금융이 원하면 어떤 심부름이라도 할 각오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일 뿐 경영에 간섭할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이른 시일 안에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사 합의사항을 보면 정보기술(IT)과 카드부문은 가급적 빨리 시너지 효과를 내자고 돼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5년까지 걸린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률적인 문제 등 검토할 사안이 남아있어 올해는 가맹점 공동 이용이나 상품 공동 개발 등 업무협력 부문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김 회장은 “우리금융은 인수ㆍ합병(M&A)이 필요없을만큼 모든걸 갖추고 있지만 우리와 외환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고 해도 외환을 선택하겠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반세기 동안 금융권에 몸담아 온 은행인으로서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은행과 비은행 부문 양쪽의 지식은 물론 미래를 볼 줄 아는 선견지명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고 전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점, 한국 금융당국의 감독체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김인환 하나금융 미래발전기획단장이 참석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시너지 효과 창출 방안을 설명했다.
김 단장은 단기적으로는 ▲카드 가맹점 공동 사용 ▲특판예금 등 외환은행 인수기념 상품 출시 ▲하나HSBC생명과의 업무제휴를 통한 외환은행 방카슈랑스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중ㆍ장기적으로는 ▲하나ㆍ외환은행 간 영업점 창구 공동사용 ▲그룹 공동 데이터베이스 구축 ▲외화 현수송체계와 외환 시스템 통합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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