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삼성家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삼성家

입력 2012-02-23 00:00
업데이트 2012-02-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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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둘러싼 갈등이 갈등의 뿌리”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 뿌리를 둔 삼성그룹과 CJ그룹의 갈등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4일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분 청구 소송을 냈을 때만 해도 양 그룹이 소송 취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수그러들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직원이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했다는 CJ그룹의 주장이 나오면서 갈등은 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가뜩이나 재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CJ그룹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재벌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그룹과 CJ그룹은 고 이병철 창업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 창업주의 삼남인 이건희 회장이 이끌고 있고 CJ그룹은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의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중국에 주로 머무르고 있으면서 그룹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의 갈등은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장자가 아닌 3남에게 넘어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3남 5녀를 뒀다. 이맹희 전 회장이 둘째이자 장남이고, 이건희 회장은 7번째이자 3남이다.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는 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 창업주는 3남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1966년 이 창업주가 사카린 밀수사건에 연루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이 있었다. 이 창업주는 자신을 경영에서 쫓아내려고 했던 청와대 투서 사건에 장남이 관여돼 있다는 의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부터 5년 뒤인 1971년 이병철 창업주는 3남에게 그룹을 맡긴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는 처음에 사양하다가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졌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로부터 다시 5년 뒤인 1976년,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기 직전에 이 창업주는 이맹희 부부가 있는 자리에서 ‘앞으로 삼성그룹은 건희가 이끌어 가도록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때 이맹희 부부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 창업주의 뜻이 반영되면서 이 창업주가 사망 뒤인 1987년 12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룹 경영권 경쟁에서 밀려난 이맹희 회장은 제일제당 경영에만 관여했고 제일제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현재는 CJ그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러한 삼성그룹 후계자 선정 과정이 25년이 지나 양 그룹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창업주의 차남인 고 이창희 회장은 첨단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새한미디어를 만들어 회사를 경영하다 1991년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이건희 회장과의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의 딸중에서는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업경영활동에 관여해 왔다.

나머지 세 딸은 출가후 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숙희씨는 LG 구인회 회장 가문으로, 이덕희씨는 경남의 한 대지주가문으로 각각 출가했으며 이순희 씨는 대학교수와 결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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