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지출계획 저축 습관 키우죠
설날 세뱃돈을 받은 아이는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이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강제로 저축을 시키기 위해 ‘우선 엄마에게 맡기라’는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설날 아이에게 금융교육을 하려는 부모에게 다음과 같은 5가지의 원칙을 제시했다.첫째, 세뱃돈은 아이 스스로 관리하게 해야 한다. 부모가 돈을 가져가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빚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불만이 생기고 오히려 세뱃돈을 가져간 부모로부터 상응하는 대가를 받기 위해 과도한 지출을 요구할 수 있다. 우선 돈을 사용하는 주도권을 아이 스스로 갖도록 해야 저축을 하는 힘도 스스로 기를 수 있게 된다.
둘째, 일단 저축하게 한다. 물론 금세 지출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일단 저축을 한 후 인출해서 쓰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세뱃돈을 새 학기가 시작한 후에 지출하도록 기간 제한을 두는 연습을 한다. 이후 스스로 지출 항목을 검토하고 지출 항목에 우선 순위를 정하도록 유도한다.
셋째, ‘10년 후’를 상상하게 한다. 예를 들어 매년 설날 때마다 20만원씩 10년간 모으면 수익률이 연 10%라는 가정하에 350만원이 된다. 이 돈은 아이가 성인이 된 후 배낭여행, 등록금, 단기 어학연수 등에 의미 있게 사용될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올해 세뱃돈과 같은 금액을 매년 저축하는 상황을 가정하는 연습을 통해 아이는 ‘저축의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넷째, 스스로 저축과 지출을 자연스럽게 운영하고 저축의 매력을 조금 알게 된 단계라면 부모는 아이의 저축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해 볼만하다. 예를 들어 세뱃돈을 받아 이듬해까지 저축할 경우 계좌에 있는 돈만큼, 혹은 계좌에 있는 돈의 50% 정도를 부모가 통장에 더 넣어주는 것이다.
다섯째,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이제 ‘펀드’를 활용해도 좋다. 이 경우 아이가 투자손실로 인해 심리적인 상실감을 갖지 않도록 위험이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해당 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자산에 대해 알려주거나 금융시장의 매커니즘에 대해 자연스럽게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1-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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