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시장 활성화대책 착수…장기투자 유도전략

ETF시장 활성화대책 착수…장기투자 유도전략

입력 2011-12-25 00:00
업데이트 2011-12-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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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ETF가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투기판’으로 변질됐다는 오명을 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 대해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ETF 시장을 활성화하되 시장을 불안하게 할 요소들은 미리 방지할 방침이다. 시장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건전화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TF 도입 10년…투자 대안으로 급부상

ETF는 지수에 투자하는 일종의 펀드로 상장 주식처럼 거래된다. 지수 투자의 분산투자 효과와 주식의 매매 편리성을 다 함께 지니고 있다. 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국내 증시에서 ETF 거래는 2002년부터 시작됐다. 내년이 ETF 시장을 개장한 지 10년째다.

국내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상장 종목 수가 지난 7월 100개를 넘어섰다. 순자산총액도 2005년에 8천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대비 ETF 순자산총액 비중은 1%에 불과해 5% 수준인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 ETF 시장의 성장 여력이 아직도 크다.

금융당국의 ETF 시장 활성화 추진은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는 장기투자를 확대한다는 기본 전략에 따른 것이다.

ETF는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와는 달리 개별 기업의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투자 위험과 가격 변동성이 작아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ETF 시장이 활성화되면 증시로 안정적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ETF 시장이 커지면 지수를 대상으로 하는 간접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에 안정적인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ETF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장기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당국이 ETF 시장을 키우려는 것은 장기투자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장기펀드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과 취지가 같다”고 말했다.

ETF 시장 활성화는 금융상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시대적 흐름에도 맞다고 할 수 있다.

ETF는 일반 펀드와는 달리 납입자산구성내역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매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보다 투자 비용이 낮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자산운용 사봉하 ETF운용팀장은 “일반 인덱스(지수연동형) 펀드는 연간 보수가 1.5% 정도인데 반해 ETF 상품인 KODEX200의 경우 0.35%에 불과하다. 아직은 거래세도 부과되지 않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매매하면 수수료를 0.015%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ELW는 잡고 ETF는 띄우고

금융당국이 ETF 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ELW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과는 대조된다.

유용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을 제공하는 상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ELW가 시장을 투기판으로 변질시킨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증권사가 스캘퍼(초단타매매자)와 공모해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전ㆍ현직 증권사 대표 12명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금융당국도 이 사건을 계기로 규제에 나섰다.

우선 1천500만원의 기본예탁금 제도를 도입해 ELW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위험에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을 제한하자는 취지였다.

ELW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국은 ETF 시장을 활성화에 앞서 최근 ETF 시장에서 투기성 거래가 나타나는 데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급등락 장세에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ㆍ인버스 ETF에 대한 쏠림 현상이 주목 대상이다.

대표 상품인 KODEX레버리지는 수익률이 코스피200 지수의 2배로,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KODEX인버스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인 F-코스피200과 수익률이 반대 방향이어서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특징이 있다.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의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2천64억원, 1천469억원으로 전체 ETF 상품 중 1, 2위를 차지했다.

파생형 상품인 레버리지ㆍ인버스 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ETF 시장에서도 투기적 요소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이를 억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ETF 시장은 활성화 못지않게 건전화가 중요하다.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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