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갈등에 포기… 제4이통 차질

경영권 갈등에 포기… 제4이통 차질

입력 2011-12-13 00:00
업데이트 2011-12-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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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컨소시엄 철회”

현대그룹이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제4이동통신 사업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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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참여 철회로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과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등 양자대결으로 전개됐던 제4이통사 기간통신사업자 심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이동통신에 기대를 걸었던 현대그룹도 사업계획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그룹 계열 현대유엔아이는 12일 제4이동통신 사업의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를 신청한 IST 컨소시엄 투자 참여를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유엔아이 관계자는 “제4이통사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고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일부 투자키로 했으나 컨소시엄 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로 원만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유엔아이와 함께 현대증권도 컨소시엄 투자를 철회했다. 앞서 현대유엔아이는 IST 컨소시엄에 직접 주주로 350억원가량을 출자하고, 현대증권은 투자를 위해 조성되는 사모펀드에 출자해 간접 참여키로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총 투자규모는 1450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자체 자금 조달 문제는 아니고 검토 과정에서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고심 끝에 부득이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주요 구성원들이 딴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컨소시엄 내 구성원 간의 경영권과 추가비용 분담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ST 컨소시엄 안에서 현대그룹의 2대 주주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갈등이 현대그룹의 전면적인 투자 철회를 부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ST 컨소시엄은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주도하에 중소기업중앙회와 1800여개 중소업체, 현대그룹과 중동계 금융기관 등이 참여해 7000억원 상당의 자본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대그룹의 참여 철회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대로 법률 자문을 받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승인 심사를 지속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18일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IST 컨소시엄이 적격 심사를 통과하면서 본심사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투자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IST 컨소시엄이 공중 와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의 본심사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주요 주주 이탈 자체가 심사 탈락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데다 현대그룹이 IST 컨소시엄에서 빠지게 되면 외국계 지분이 규정 한도를 넘을 수 있다. 기간통신사업에서 외국인 지분은 49%로 제한돼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 탈락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투자 참여 철회가 확인되는 대로 제4이통사 심사 지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12-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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