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베이비스텝 유지냐 폐기냐’ 딜레마

한은 ‘베이비스텝 유지냐 폐기냐’ 딜레마

입력 2011-12-02 00:00
업데이트 2011-12-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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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브라질이 긴축완화에 나서면서 오는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분간 저성장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금리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경기활성화를 위해 금리인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시민들의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물가는 아직 ‘빨간불’이고 유럽발 금융위기도 아직 꺼지지 않은 상황이라 한은은 ‘딜레마’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오는 5일부터 모든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50bp(1bp=0.01%) 인하한다고 밝힌 것은 시장의 예상보다 한달 이상 빨라진 것이다.

금융시장은 빨라도 내년 1월 춘절을 전후로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의미다.

사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기준선(50)을 하회한다는 예측이 있었고, 그간 중국 은행들의 대출 중단으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 들어 중국 내 신규 예금이 줄고 외환유동성도 감소하면서 유동성 둔화 위험도 있었다.

중국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4000억 위안(약 70조 7840억원) 늘리면서 유동성 공급과 기업 대출 완화라는 효과를 얻게 된다. 한마디로 ‘미니 경기부양책’인 셈이다.

전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릴레이는 10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브라질·인도네시아가 10월에 금리를 인하했고, 11월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호주가 동참했다. 12월 들어 이미 브라질이 금리를 다시 인하했고, 오는 8일 ECB가 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 조치가 국제공조의 성향을 띠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베이비스텝’(시장에 충격이 없을 정도로 천천히 금리를 올리는 전략)을 통한 금리정상화를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년이 가계부채 상환의 실패가 일어날 수 있는 원년이라는 점에서 이달 금통위는 금리인하도 선택카드에 올려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12-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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