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韓자금이탈 우려

美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韓자금이탈 우려

입력 2011-11-30 00:00
업데이트 2011-11-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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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면서, 한국 증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유럽에 이어 미국 은행들까지 자금사정이 안좋아지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한국주식시장에서 3조4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는 유럽계 외국인이 주도했지만, 앞으로 미국계 외국인도 매도물량을 늘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유럽 재정위기 美은행도 ‘감염’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데 이어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추락시키고 있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린 데 이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29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37개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는 물론 HSBC와 뉴욕멜론은행, UBS까지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일본 스미모토 미쓰이와 미즈호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이는 S&P가 금융산업에 대한 평가기준을 수정한 데 따른 결과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은행까지 감염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장 미국은행들은 자금조달비용이 늘게 돼 해외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선임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일부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것은 상당 부분 유럽발 신용경색을 반영한 결과다.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이 미국 금융기관까지 갔으니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김낙원 연구원은 “미국 은행들도 자산의 유럽 노출도가 높고, 전 세계은행들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유럽은행의 신용경색 위험이 미국에까지 확산됐다. 국가의 재정위기가 은행위기로 번진 뒤 실물경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韓 증시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

유럽재정위기가 미국 금융기관에까지 퍼지면서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금까지 매도를 주도해온 유럽계 자금에 미국계 자금까지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4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3천394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 시장 이탈을 주도한 것은 유럽계 외국인이다. 유럽계는 이달 들어 주식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빼갔다. 반면 미국계 외국인은 4천600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데 그쳤다.

유럽계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8월 3조5천649억원, 9월 9천716억원, 10월 3천75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으나 갈수록 매도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매도 규모는 위기 초반인 8월 수준에 육박했다.

미국계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8월 1조2천918억원, 9월 1천30억원의 순매도에서 지난달 2천68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한 달 만에 순매도로 변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 악화로 유럽 투자자산의 손실이 늘면, 한국주식 등 해외자산을 매각하고 대출을 줄일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한국 시장 매도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은 “미국 금융기관 신용등급 하락으로 미국 자금줄에 경색이 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필요한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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