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연구원 73% “외국어 관행 바꾸지 않겠다”

증권사 연구원 73% “외국어 관행 바꾸지 않겠다”

입력 2011-10-07 00:00
업데이트 2011-10-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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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창제 565돌 맞아 연구원 55명 설문조사 결과

증권사 보고서에 영어가 과도하게 사용되는데도 정작 보고서 작성자인 연구원들은 외국어 남용 관행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한글창제 565돌을 이틀 앞둔 7일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11개 증권사 연구원 55명을 상대로 외국어 사용에 관한 견해를 묻는 조사를 했더니 ‘지금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대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응답자가 24명(43.6%)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어 사용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업계의 관행을 따르려고 한다’고 답변한 연구원은 16명(29.1%)이었다.

55명의 설문 참가 연구원 중 무려 40명(72.7%)이 한글 대신에 외국어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외국어 사용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적절한 한글 대안이 있다면 사용하고 싶다’고 답한 참가자는 14명(25.5%)이었다.

나머지 1명은 기타 의견으로 “외국어 사용이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니나 특정 용어는 한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외국어 사용 이유를 묻는 항목에는 전체 설문 참가자의 절반 이상(28명, 50.9%)이 ‘한글로는 정확한 의미를 살릴 수 없어서’를 선택했다.

’한글로 바꿀 용어가 있지만, 업계 관행상 사용한다’는 응답도 19명(34.5%)이었다.

’한글을 사용하면 전문성이 부족해 보여서’와 ‘특별한 이유 없이’를 택한 응답자는 각각 3명이었고, ‘많은 증시 용어들이 외국어이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유명사화됐기 때문에’라는 기타 의견도 있었다.

보고서 작성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국어는 밸류에이션(20명)과 어닝서프라이즈(20명)로 파악됐다.

모멘텀(16명)과 탑픽(16명), 가이던스(13명), 펀더멘털(8명), 리스크(7명), 익스포저(7명), 턴어라운드(6명), 디폴트(5명), 글로벌(4명), 아웃퍼폼(4명), 컨센서스(4명), 프리뷰(4명) 등의 사용도 빈번했다.

이번 설문에서 자주 사용하는 외국어를 참가자별로 5개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어 남용을 자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KTB투자증권 박희운 리서치센터장은 “적당한 용어 찾기가 어려울 때 한글과 외국어 혼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보고서 뒷면에 외국어와 전문용어 설명을 추가해서 일반인도 이해하도록 친절을 베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국어순화자료집 등을 통해 이들 외국어를 한글로 순화해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순화어 사이트(http://www.korean.go.kr/09_new/dic/word/word_refine.jsp)를 보면 밸류에이션은 평가가치, 어닝서프라이즈는 실적급등, 펀더멘털은 기초요건, 리스크는 위험, 디폴트는 채무 불이행, 글로벌은 세계, 컨센서스는 합의, 프리뷰는 미리보기 등으로 순화어를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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