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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부실 ‘뚝’ 은행 영업 ‘쑥’ 미봉책·관치 논란은 부담

PF부실 ‘뚝’ 은행 영업 ‘쑥’ 미봉책·관치 논란은 부담

입력 2011-01-07 00:00
업데이트 2011-01-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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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금융권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저축은행업계에 대대적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데다, 인수 이후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해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인 6일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는 줄줄이 하락했다. 전날보다 3.13%(1900원) 내린 5만 8800원에 장을 마감한 KB금융지주를 비롯해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는 모두 전날보다 떨어졌다.

반면 저축은행 주가는 상승세였다. 14.98%(460원) 오른 3530원에 장을 마감한 진흥저축은행과 서울저축은행·솔로몬저축은행 등의 주가는 10% 이상 올랐다. 은행이 저축은행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맡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금융권 전체 시스템이 안정되므로 주가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실제로 저축은행 인수는 금융지주사들에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저축은행이 계열사에 포함되면 신용등급이 올라가 상대적으로 싼 값에 대출을 할 수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을 계열사 저축은행으로 유도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캐피털 업계의 경우 우리파이낸셜·하나캐피탈·IBK캐피탈 등 은행계 캐피털사는 은행으로부터 끌어오는 고객이 많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아 캐피털로 오는 고객이 전체의 20%가량”이라면서 “일반 캐피털사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30% 안팎인 반면 우리는 은행한도 부족 고객은 14~15%, 은행대출 거절 고객은 20~21% 정도의 금리를 받는다.”고 전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업계 상위권인 저축은행도 자산규모가 10조원 미만이어서 금융지주사 자회사인 저축은행이 생기면 단번에 순위가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저축은행업에 진출하면 저축은행 업계가 은행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도 만만치 않다.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인수가 PF 부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해온 공동계정 정책과도 겹친다는 지적도 있다. 그간 정부는 예보법 개정을 통해 다른 업권의 예금보험기금 일부를 공동계정으로 적립해 저축은행 부실 정리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동계정 도입을 반대해온 은행권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부실 문제가 해결됐다며 도입을 더욱 반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치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와 사전 교감을 통해 저축은행 부실 해결에 대한 ‘교통 정리’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만나 보니) 인식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주사들이 자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1-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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