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치솟는 원화, 금융시장 거품 만드나

[환율전쟁] 치솟는 원화, 금융시장 거품 만드나

입력 2010-10-08 00:00
업데이트 2010-10-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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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통화 전쟁’의 여파로 치솟은 원화 가치가 아직까지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향후 외환 시장의 변동 추이에 따라서는 금융시장에 변동성이나 불안정성을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화가 과도한 강세 행진을 이어가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추가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고,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못한 유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한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의 대립이 이해관계가 걸린 세계 각국으로 확전되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환율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진전을 보이는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지난 6일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통화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된 국가들이 통화를 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중국-유럽 상공인 정상회의 연설에서 “위안화 환율이 불안정해져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긴다면 세계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국제적으로 형성된 유동 투자자금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고,우리 증시 역시 강력한 외국인 매수유입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낮아져 투자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조달한 달러화 자금을 경기가 부진한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견조한 아시아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조2천755억원을 기록하고 있고,올해 전체로도 15조731억원을 나타내며 연간 기준으로 역대 2위의 순매수 규모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통상적으로 수출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지만,증시에서는 지속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난 6일과 전날 코스피지수를 1,900선 위로 밀어올렸다.

 채권시장에서 보여주는 외국인들의 ‘식탐’은 더욱 막강하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의하면 올들어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60조4천439억원에 이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현 증시에 일단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자체적인 수급 기반이 취약한 우리 증시에서 환율 갈등의 여파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증시가 고스란히 그 충격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책임연구원은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의 국가별 외국인 순매수 현황에서 룩셈부르크나 케이만제도 등 조세회피지역이 상위에 오른 점에 대해 “조세회피지역 투자자의 과거 순매수 성향을 살펴보면 연속 순매수 기간은 보통 1개월에서 길어도 2~3개월로 연속성이 크지 않았다”며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자칫 가격 거품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자산시장이 항상 ‘버블’과 ‘역 버블’을 오가는 특성을 갖기는 하지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를 ‘버블’로 지목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버블’이 형성된 상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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