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뉴 노멀’ 시대로

글로벌경제 ‘뉴 노멀’ 시대로

입력 2010-09-15 00:00
업데이트 2010-09-1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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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사태 이후 새 패러다임

‘세계경제의 역사는 BL(Before Lehman·리먼 이전)과 AL(After Lehman·리먼 이후)로 나뉜다.’ 2008년 9월15일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후 나온 말이다.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서기가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로 갈리는 것을 빗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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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리먼 사태가 세계 경제에 준 파장이 컸다는 방증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익숙했던 과거의 표준을 바꿔 놨다. 미래의 새 기준을 뜻하는 ‘뉴 노멀(new-normal)’이 부각되는 이유다.

●저성장·재정적자 감축 기조 대세

금융위기 이전 세계경제는 정부나 금융기관은 물론 일반가계까지 돈을 빌려 돈을 버는 막대한 차입투자(레버리지)로 고성장을 구가했다. 미국은 과잉소비와 막대한 무역적자에도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세계경제를 지배했다. 돈 버는 자(신흥국)와 지배하는 자(G7)가 달랐지만 아무도 이상히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리먼 사태 이후 세계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과거의 상식들과 결별 중이다. 지난 4월 LG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가 2000년대 중반의 평균 4% 이상 고성장세로 다시는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4.6%로 상향조정했고 내년 전망치도 4.3%라고 밝혔지만 길게 보면 경제가 지금 속도로 발전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과도하게 빚에 의지하는 습관도 버리는 중이다. 주요 선진국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가까운 수준으로 늘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2013년까지 자국의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감축하고, 2016년까지 GDP 대비 부채비중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결론이 G7이 아닌 G20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또 다른 변화다. 그만큼 선진국 중심으로 몰려 있던 국제사회의 힘이 분산되고 다극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자원확보·화폐전쟁 가열

하지만 새로운 바람이 모두에게 이롭고 옳은 방향으로만 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각국은 자원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원자재가격은 물론 밀과 같은 식량자원까지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자국의 화폐가치를 낮춰서라도 수출을 늘려 무역수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에 유럽과 미국, 중국이 경쟁적으로 화폐가치를 낮추는 화폐전쟁도 치열하다. 어쨌든 국제사회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를 피할 수 없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제의 만성적인 저성장, 새로 개척해야 할 시장과 경쟁환경의 부상 등 위협 요인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변화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은 진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0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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