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2대1 생체간이식도 500건 돌파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
과거에는 뇌사자에게 기증받은 간을 이식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현재는 생체간이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진 전체 간이식 6023건 가운데 생체간이식은 83.2%에 이른다. 이승규(사진)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생체간이식 5000건은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의 성과”라며 “말기 간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이런 대기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병원 분석 결과 생체간이식 중에서도 수술 난도가 높아 ‘꿈의 수술’로 불리는 ‘2대1 생체간이식’이 10%(500건)나 됐다. 2대1 생체간이식은 2명의 간 기증자로부터 받은 간의 일부를 각각 떼어내 환자 1명에게 옮겨 붙이는 방식이다. 간 기증자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이식 성공률은 높이는 기술이다. 다만 기증자와 환자 등 3명의 수술을 동시에 해야 해 30명 이상의 의료진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병원은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이 수술에 성공했다. 전세계 2대1 생체간이식의 95%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병원의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97%로, 미국의 87%를 웃돈다. 지난해는 수술 중 사망률이 0%였다. 5500명이 넘는 간기증자도 단 1건의 사망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전세계 간질환 치료를 선도하면서 이 분야에서 4차 의료기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