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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충돌, 수니와 시아 무엇이 다르기에

사우디-이란 충돌, 수니와 시아 무엇이 다르기에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1-04 14:52
업데이트 2016-01-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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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4일 이란과의 국교를 단절한다고 선언해 연초부터 중동 정세가 얼어붙고 있다. 사우디 왕가가 시아파 지도자 4명을 비롯해 47명을 집단 처형한 데 대해 이란 정부는 물론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 주위에서 시위를 하고 방화를 하는 등 반발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로 곤두섰던 이란에 대해 잔뜩 경계하던 차였다. 나아가 수니파 맹주로서 시아파 영도자를 자처하는 이란의 콧대를 꺾겠다는 속내보다 유가 하락으로 불거진 사우디 왕가의 위기를 밖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더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 과연 수니파와 시아파는 어떤 차이를 갖고 있을까? 영국 BBC는 이날 두 나라의 국교 단절 위기를 다룬 메인 기사에 2014년 6월 작성한 기사를 물려 놓았는데 이 시점에서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선지자 마호메트(영어로는 무함마드)가 세상을 뜨자 곧바로 누가 무슬림 공동체를 이끌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시작됐고 두 종파, 수니와 시아로 분열했다. 무슬림 인구의 절대다수, 일부에서는 그 비율이 85~90%에 이른다고 주장할 정도로 수니가 다수파다.

그러나 두 중파는 몇 세기 동안에도 많은 근본적인 신념과 관행을 공유하며 공존해왔다. 공적인 장소나 계기에 두 종파가 상호 교류를 하지는 않지만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이라크 농촌에서는 최근에도 두 종파끼리 결혼하는 일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차이점이란 교리, 의식, 법률, 신학과 종교기관 사이에만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레바논을 비롯해 시리아, 이라크, 파키스탄 등 최근 극심한 종파 분쟁을 겪는 나라들은 종파간 차이를 극대화해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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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의 시아파 젊은이들이 복면을 두른 채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바레인의 시아파 젊은이들이 복면을 두른 채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수니파는 누구인가?

수니 무슬림은 자신을 정통파, 전통주의 분파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짙다. 수니란 단어는 전통을 따르는 사람이란 뜻의 ‘Ahl al-Sunna’에서 나왔다. 이 때의 전통이란 선지자 마호메트와 그와 가까운 이들의 행동을 따라 보고 하는 관습을 의미한다.

수니파는 경전 코란에 언급된 모든 선지자를 공경하지만 특히 모하메트를 최후의 선지자로 본다. 다른 무슬림 지도자들은 일시적인 존재로만 취급한다. 수니파 종교 교사와 지도자들은 역사적으로 국가 통제로 길러진다. 또 수니파의 전통은 이슬람법과 그에 부속된 네 가지 법률에 의해 규정된다.

시아파는 누구인가?

초기 이슬람 역사에서 시아파는 글자 그대로 ‘알리의 무리’를 뜻하는 ‘Shiat Ali’로 불린 정치적 분파로 출발했다. 선지자 모하메트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의 권리를 주장하며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 후계자로 그를 지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리가 칼리프 영토를 갈기갈기 찢은 음모와 폭동, 내전 여파 끝에 암살됐는데 그의 아들 하산과 후세인 역시 자신들이 칼리프(무슬림 지도자) 지위를 상속해야 한다고 여겼는데도 하산은 우마야드 왕조의 첫 칼리프였던 무아위야에 의해 독살당한 것으로 믿어진다. 동생 후세인 역시 쿠파(알리의 칼리파 재위 시 수도) 지지자들에게 동맹을 맺자고 초청받은 장소에서 가문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살해당했다.

이 일들 모두 시아파가 순교를 중요시하고 오열을 의식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메시아에 대한 간구를 중요시하는 것도 독립적으로 이슬람 문헌을 해석하는 성직자 위계를 지닌 것도 시아파의 특징이다.

시아파는 전세계 무슬림 인구의 10분의 1인 1억 2000만~1억 7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는 이란과 이라크, 바레인, 아제르바이잔, 예멘 등이며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쿠웨이트, 레바논, 파키스탄, 카타르, 시리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도 무시못할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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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파의 대립이 작금의 위기를 어떻게 불러왔나?

수니파가 통치하는 나라들에서 시아파는 빈곤층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차별과 박해의 피해자로 자처한다. 일부 극단적인 수니파의 교리는 시아파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1979년 이란혁명은 특히 페르시아만(걸프) 지역의 보수적인 수니파 정권들에게 위협적인 급진 시아파의 발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란혁명 지도부가 걸프 국가들에게 반기를 들도록 시아파 무장집단을 지원하자 걸프 국가들은 수니파 정부끼리 결속을 다지는 맞불을 놓았다.

레바논 내전 기간에는 시아파가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 덕분에 강력한 정치적 입김을 얻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 강경 무장세력이 시아파의 예배 장소를 곧잘 공격했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젊은 수니파 청년들이 반군 그룹에 가담했는데 이들은 알카에다의 강경 이데올로기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시아파 국가의 젊은 시아파 청년들은 이들에 맞서기 위해 정부를 위해서나 정부와 한편이 돼 무기를 들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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