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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0(25-19 25-22 28-26)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이 경기 전 “3승 했을 때 트레이드를 했고 여기에 10승을 더한 13승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지만 지금 기세라면 15승 이상은 거뜬한 분위기다.
리빌딩 동지였던 삼성화재가 4승 22패로 성과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과 큰 차이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부터 매 경기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상위권을 괴롭혔다. 우리카드전에서 2세트를 먼저 내주고 3세트를 따낸 기적을 보이더니 한국전력전에서는 3세트 뒤지고 있던 상황을 끝내 뒤집어 2연승을 달렸다.
최 감독이 아직 ‘유니버시아드팀’이라고는 겸손해했지만 지금의 현대캐피탈은 이제 곧 졸업을 앞둔 느낌이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두 조교 문성민과 여오현이 후배들의 졸업을 열심히 돕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최 감독도 두 조교의 숙련된 시범을 칭찬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어려서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힘들 때 문성민과 여오현이 경기장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면서 “덕분에 팀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의 에너지를 보고 느끼면서 강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배들과 코트에서 함께했던 문성민과 여오현. KOVO 제공
최민호는 “두 분이 코트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좋아서 어린 선수들이 그 분위기를 잘 따라가는 것 같다”면서 “여오현 코치님은 파이팅이 진짜 좋고 성민이 형은 카리스마가 있어서 애들이 말하지 않아도 잘 따른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리빌딩이 단순히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먹이는 수준에 불과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왕관을 써본 두 선수가 자신들의 경험을 열심히 전수하며 후배들이 다시 왕조를 세울 수 있도록 도우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현대캐피탈이 대학팀에서 프로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실전 기회는 이제 9경기 남았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는 이제 성장 궤도에 진입한 선수들에게도,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생각해야 하는 두 베테랑에게도 중요하다.
최민호는 “선수들끼리 지금 성적이 하위권이지만 남은 경기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야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 이어갈 수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지만 선수들이 코트에서 좋은 에너지로 경기에 임하면 다른 팀과 붙어도 무서울 것 없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느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