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의 고백 “그땐 정말 100% 그만두려 했다”

최강희 감독의 고백 “그땐 정말 100% 그만두려 했다”

입력 2016-12-06 11:22
업데이트 2016-12-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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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쌓아올린 것 무너져…이젠 뜨거운 축구 하고 싶다”

전북 현대를 아시아 챔피언으로 이끈 최강희 감독이 어느 해보다 힘들었던 한 시즌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2005년 7월 전북의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1년 6개월) 기간을 제외하면 이제 전북에서만 만 10년이 된다. 한 팀 최장수 감독이다.

그는 무엇보다 지난 5월 소속 스카우트가 2011년 잘 봐달라는 명목으로 심판에 돈을 건넨 행위가 드러나면서 “책임지겠다”고 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최 감독은 ‘심판 매수’ 사건이 터진 다음 날인 지난 5월 24일 “분명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사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5일 “그때는 정말 100% 그만두려고 했다”며 “이제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당시 속마음을 밝혔다.

그는 “모든 우승컵은 심판 매수로 이룬 것이고, 범죄 집단처럼 돼버렸다”고 힘들었던 심경을 말했다.

30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돼 온 일들이 다 밝혀진 것도 아니고, 자유로운 구단도 하나 없는데 전북으로 몰아가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심판하고 마주 앉아 돈을 주면서 잘 봐달라고 했다면 나는 아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을 것”이라며 항변하며 과거 열악한 환경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심판들이 전북에 배정받는 것을 엄청 싫어했다”며 “그래서 정말 우리 홈에서만큼은 최소한 5대 5로 봐달라고 애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그러나 그만둘 수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사건 터지기 전 장쑤에서 연락이 왔고, 사건 터진 후 부회장이 직접 찾아와 데려가려고 했다”며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못 가는 이유는 선수와 팬 두 가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다 데려온 선수들을 뒤도 안 보고 어떻게 가고, 심판 사건으로 맨붕이 온 우리 팬들을 어떻게 놔두고 갈 수 있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피해자인 선수들도 마음고생이 심했다면서도 오히려 선수들의 굳은 마음이 33경기 무패 행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심판 매수 사건의 부담을 떨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CL 우승이 컸다”며 “그게 아니었으면 나도 좀 이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뜨거운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 냉정하게 말하면 전북에서 이룰 것 다 이뤄서 목표는 없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고 했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팬들이 ‘우리 팀, 내 팀’이라고 말한다”며 “우리 전북도 점차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도 생각지 못했던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뜨거운 축구’로 보답을 해야 한다”며 “질 높은 축구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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