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깬 메시 웃어요, 아르헨

징크스 깬 메시 웃어요, 아르헨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6-22 22:50
업데이트 2016-06-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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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만 오면 부진하던 메시, 코파아메리카 결승행 견인

1골 2도움… 美에 완승 주도
칠레·콜롬비아전 승자와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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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오른쪽)이 2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후반 5분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첫 골을 기록한 에세키엘 라베시(가운데), 두 번째 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왼쪽) 등과 기뻐하고 있다.휴스턴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오른쪽)이 2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후반 5분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첫 골을 기록한 에세키엘 라베시(가운데), 두 번째 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왼쪽) 등과 기뻐하고 있다.휴스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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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神이시여.휴스턴 AFP 연합뉴스
메시神이시여.휴스턴 AFP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왼쪽)가 22일 미국과의 준결승 후반 시작 직전 그라운드에 난입한 아르헨티나 서포터가 자신을 신으로 경배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달래고 있다.
세계축구를 호령하는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에게도 징크스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쩔쩔맨다는 것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에 힘을 보탰으나 정작 월드컵과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쳐 8강 탈락에 빌미를 제공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지만 정작 대표팀은 결승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는 개최국 칠레에 우승을 양보했다. 그가 큰 승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그런 메시가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개최국 미국과의 준결승 전반 32분 2-0으로 달아나는 득점과 2도움으로 4-0 완승을 주도하는 등 한껏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득점은 그림 같았다. 골문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차 미국 수문장 브래드 구잔의 손이 닿지 않는 골대 오른쪽 위 구석을 찔렀다. A매치 55호골을 작성한 메시는 2005년 은퇴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54골)를 넘어 역대 아르헨 대표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바티스투타가 78경기에서 54골을 뽑아낸 것과 메시가 112경기째에 55골을 신고한 것만 비교해 봐도 그가 대표팀에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정규리그 531경기 출전에 453골을 터뜨린 것을 들먹이며 애국심을 의심하곤 했다. 지난해 그는 현지 언론에 “소속팀에서는 모든 우승을 다 해봤다. 대표팀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털어놓았다. 텁수룩한 수염을 깎지 않고 이번 대회에 나타난 것도 압박이 작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메시는 대회 5골로 23일 오전 9시 콜롬비아와의 준결승에 나서는 득점 선두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칠레·6골)에 바짝 따라붙었다. 메시와 정반대로 대표팀에만 오면 펄펄 나는 바르가스와의 득점 경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그는 이날 득점 외에 전반 3분 에세키엘 라베시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41분에는 곤살로 이과인의 네 번째 득점을 도우며 자신에게 쏟아진 의심을 걷어냈다. 아르헨티나는 칠레-콜롬비아전 승자와 오는 27일 우승을 다투는데 지난해 결승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칠레에 1-4로 고개를 숙였다. 메시로선 칠레가 올라와 1년 만에 제대로 갚아 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랄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06-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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