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일본의 극적인 16강…‘감독 교체 후유증 극복’

[월드컵] 일본의 극적인 16강…‘감독 교체 후유증 극복’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6-29 09:03
업데이트 2018-06-29 09: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월드컵 개막 2개월 앞두고 사령탑 교체 초강수…‘콜롬비아 행운’도 한몫

이미지 확대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3차전 일본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일본 축구대표팀이 16강을 확정 지었다. 일본은 폴란드에 0-1로 패했지만 페어플레이 점수 우위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AP 연합뉴스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3차전 일본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일본 축구대표팀이 16강을 확정 지었다. 일본은 폴란드에 0-1로 패했지만 페어플레이 점수 우위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AP 연합뉴스
“답답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축구입니다.‘(하세베 마코토)

일본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5개국(한국·일본·이란·사우디아라비아·호주) 가운데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일본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폴란드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펼쳐진 또다른 H조 경기에서 콜롬비아(2승1패)가 세네갈(1승1무1패)을 1-0으로 물리치면서 일본은 가까스로 조 2위로 16강 진출권을 품에 안았다.

세네갈과 골득실(0), 다득점(4), 상대전적(1무)까지 같았던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의 행운을 차지했다. 일본은 경고 4개, 세네갈은 경고 6개였다.

이로써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일본은 통산 세 번째 월드컵 16강(2002년·2010년·2018년)의 기쁨을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최다 16강 진출로 한국(2002년·2010년)보다 한 차례 더 많다.

◇ 월드컵 앞두고 두 차례 사령탑 교체 초강수…’후유증 극복‘

일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두 차례나 감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일본은 2014년 6월 멕시코 출신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영입하면서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나섰다. 멕시코 대표선수로 A매치 59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한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서 모두 16강 진출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은 사라고사(스페인) 감독 시절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2015년 2월 아기레 감독을 경질됐다.

일본축구협회는 아기레 감독의 후임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16강 진출을 이뤄낸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감독을 영입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점유율 위주의 패스 축구를 해왔던 일본 축구의 전술을 빠른 역습으로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진통은 또 시작됐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축구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내며 선전했지만 지난해 연말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완패하는 등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A매치 성적이 좋지 않아 경질 위기에 몰렸다.

결국 일본축구협회는 지난 3월 유럽원정에서 1무1패에 그치고, 선수와 사령탑 사이에 불화의 기미가 나타나자 전격적으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했고, 일본 J1(1부리그) 무대에서 최다인 210승을 달성한 니시노 기술위원장을 소방수로 내세웠다.

니시노 감독은 할릴호지치 감독 때 사실상 배제됐던 혼다 게이스케, 가가와 신지, 오카자카 신지 등 베테랑 선수들을 다시 불러모았고, 전임 사령탑들이 추구해온 빠른 역습에 일본의 전통적인 모습인 ’점유율 유지+패스 플레이‘를 강조하면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 ’아리가또 콜롬비아‘…행운까지 겹친 일본 = 일본은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에서 한국과 비교하면 ’천국의 조‘인 H조에 포함됐다. 한국은 독일(랭킹 1위), 멕시코(랭킹 15위), 스웨덴(랭킹 24위) 등 강호들과 묶여 ’죽음의 조‘로 불렸지만 일본은 상대적으로 해볼 만한 폴란드(8위), 콜롬비아(16위), 세네갈(27위)과 묶였다.

일본은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부터 행운이 찾아들었다. 킥오프 2분 56초 만에 콜롬비아의 수비수 카를로스 산체스가 가가와 신지의 슈팅을 손으로 다급하게 쳐내면서 핸드볼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명확한 골 상황에서 곡키퍼가 아닌 선수가 핸드볼 반칙으로 득점을 방해하면 페널티킥과 함께 퇴장을 주게 돼 있다.

경기 시작부터 10명이 싸운 일본은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전반 39분 프리킥으로 실점하며 1-1이 됐다.

하지만 90분 가까이 10명이 뛴 콜롬비아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후반 막판 오사코 유야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2-1 승리를 따냈다.

2차전에서 세네갈과 2-2로 비긴 일본은 폴란드와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면서 탈락의 위기에 놓였지만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1-0으로 이겨주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부터 최종전까지 콜롬비아의 덕을 제대로 본 셈이다.

일본은 콜롬비아의 득점소식을 듣고 극단적인 ’볼 지키기 축구‘를 펼쳤고, 외신들은 ”일본이 경기를 사실상 포기했다“, ”일본이 끔찍한 형태로 매듭지었다. 그동안 줄기차게 싸워왔던 일본이 이런 일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