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로봇심판 도입 긍정 검토… 대다수 팬 “공정성 환영”

KBO도 로봇심판 도입 긍정 검토… 대다수 팬 “공정성 환영”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2-23 23:38
업데이트 2019-12-24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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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어 한국 프로야구 논의 중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논란에
관계자 “2군부터 고려… 실행 시기 살펴”
네티즌 “오심에 승패 갈리면 안 돼” 찬성
“야구 묘미 하락·기술적 불확실” 우려도
심판들 유보적… 선수 출신들은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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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에서 오심에 흥분한 한 야구팬(오른쪽)이 6회 말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난입해 박근영 심판의 목을 조르고 있다. 서울신문 DB
2014년 4월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에서 오심에 흥분한 한 야구팬(오른쪽)이 6회 말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난입해 박근영 심판의 목을 조르고 있다.
서울신문 DB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심판노조가 향후 5년 내 로봇심판 도입에 합의한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 역시 로봇심판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시행한다고 하니 KBO에서도 우선 2군을 대상으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왔다”며 “당장 내년부터 로봇심판을 도입한다고 공언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적절한 도입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토 결과 로봇심판 도입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이사회 등 의결 기구에서 확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KBO 심판들은 아직 뚜렷한 입장이 없다. KBO의 한 심판은 “로봇심판이 좋다고 하면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정확한 판정을 내린다고 판단되면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라면서도 “독립리그에서 도입된 걸 봤을 때 상하 스트라이크존 판정의 부정확성 등 문제가 드러난 부분도 있어서 무작정 도입하면 야구가 더 이상하게 흐를 수도 있다. 로봇심판의 장단점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MLB 심판들이 MLB 사무국과 별도의 조직으로 로봇심판 도입을 협상한 것과 달리, KBO 심판들은 KBO 소속이어서 KBO 이사회의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KBO는 대체로 MLB의 룰을 따르는 만큼 MLB가 로봇심판 도입을 최종 결정하면 KBO도 로봇심판을 도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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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열린 미국 애틀랜틱리그 올스타전에서 로봇심판 운영 요원(앞줄 오른쪽 남성)이 노트북 컴퓨터로 로봇심판 시스템을 작동하는 모습. 주심이 레이더로 포착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이어폰으로 받아 경기장에 전달하는 식이다. AP 연합뉴스
지난 7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열린 미국 애틀랜틱리그 올스타전에서 로봇심판 운영 요원(앞줄 오른쪽 남성)이 노트북 컴퓨터로 로봇심판 시스템을 작동하는 모습. 주심이 레이더로 포착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이어폰으로 받아 경기장에 전달하는 식이다.
AP 연합뉴스
국내 야구 팬 대다수는 로봇심판 도입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심판들의 어처구니없는 오심 하나로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는 상황을 많이 목도해 왔기 때문이다. A 네티즌은 “오심으로 퍼펙트게임을 날린 걸 보면 왜 로봇으로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고 했다. B 네티즌은 “주심의 오심이 경기당 20개 이상은 나온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오심으로 승패가 뒤집힐 수 있다. 야구는 철저하게 멘털 스포츠인 만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C 네티즌은 “스트라이크존에는 걸치지만 포구하는 시점에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공들이 더이상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가 된다면 투수와 타자 싸움이 엄청 재미있을 듯”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일부 반대 목소리도 들린다. D 네티즌은 “너무 완벽해지면 그건 그것대로 매력이 없어진다”고 했고, E 네티즌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야디에르 몰리나처럼 귀신 들린 프레이밍으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올리는 포수도 있는데, 공정성 입장에선 몰라도 야구 보는 재미는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출신들은 대체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투수 출신인 조계현 KIA 타이거즈 단장은 “아직 로봇심판이 어떻게 판정을 내리는지는 모르고 있는 상태고,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어 “심판이 양쪽 팀을 다 보기 때문에 특정 팀만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할 건 아니다”라며 “실수 역시 게임의 과정으로서 야구의 매력인데 로봇심판은 이른 것 같다”고 했다. 야수 출신인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운동은 사람이 움직이면서 하는 건데 로봇심판이 딱딱하게 판정하면 야구의 묘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12-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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