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정근우 “펜싱 김지연 선수, 대전서 시구 한 번”

한화이글스 정근우 “펜싱 김지연 선수, 대전서 시구 한 번”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19 16:31
업데이트 2016-07-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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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한화이글스의 2루수 겸 1번 타자이자 국가대표팀 부동의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34) 선수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 김지연(28·익산시청) 선수에게 속 깊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정근우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지연 선수, 리우올림픽 끝나면 대전에서도 시구 한 번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금메달 후보’가 시달릴 엄청난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배려도 담겼다.

정근우는 2012년 시구자(김지연)와 홈팀 선수(정근우)로 만나 추억을 쌓았다.

김지연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타 종목 선수’도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김지연 선수에게는 4년에 한 번 오는 기회다. 정말 후회 없는 경기만 펼치고 왔으면 좋겠다”며 “당연히 나도 김지연 선수가 금메달을 따길 바란다. 하지만 나까지 부담 주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이어 “4년 동안 얼마나 노력하셨고, 이번 대회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리셨는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며 “김지연 선수는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세계 최고 선수다. 자신 있게 경기하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근우는 “부탁할 건 하나 있다”고 했다.

그는 활짝 웃으며 “김지연 선수가 리우올림픽이 끝나면 꼭 대전구장에서 시구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근우와 김지연은 ‘시구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은 8월 19일 인천에서 시구했다.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정근우는 김지연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또한 다소 긴장한 듯한 김지연의 마음도 풀어주려 했다.

김지연이 홈플레이트 근처에 서 있을 때 정근우가 배트 두 자루를 들고 다가갔다.

김지연이 배트를 쥐자 정근우는 ‘찌르기’ 자세를 했다.

펜싱이 낯선 정근우는 김지연의 다리 쪽으로 배트를 내밀었다. 사브르는 상체와 머리만 공격할 수 있다.

김지연은 크게 웃으며 배트를 내리고 방어에 성공했다.

정근우와 김지연은 악수를 나눴고 이 사이 김지연은 긴장을 풀었다.

마운드에 오른 김지연은 정확한 시구로 야구장에서도 큰 박수를 받았다.

김지연은 “평생 못 잊을 좋은 추억을 정근우 선수가 만들어줬다”고 고마워했다.

정근우는 “벌써 4년 전 일이다”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이후에 김지연 선수를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나도 그때를 생각하면 즐겁다”고 했다.

정근우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맥을 캤다.

정근우는 “올림픽 금메달은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가보다. 정말 귀한 선물”이라고 뿌듯해하면서도 “야구 대표팀도 정말 힘들게 금메달을 땄지만, 우린 그래도 의지할 동료가 많았다. 펜싱 등 개인 종목 선수들이 더 대단하다”고 겸손해했다.

금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를 이해하고 예우한다.

정근우는 “김지연 선수는 이미 최선을 다한 상태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챔피언이다. 난 결과에 상관없이 응원만 할 생각”이라며 “후회 없이 올림픽 치르고 오셔서 대전구장에서 시구 한 번 해주셨으며 한다. 김지연 선수와 또 한 번 야구장에서 펜싱을 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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