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연타석 홈런을 치기 전 시애틀 선수단 전원에게 ‘건강 목걸이’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2개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선취점과 결승점을 모두 이대호가 만들었다.

상대 투수는 이날 전까지 이대호를 6타수 1안타로 묶은 좌완 데릭 홀랜드였다.

이대호는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홀랜드의 시속 148㎞ 싱커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1로 맞선 4회 무사 1,2루에서도 홀랜드의 시속 134㎞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5월 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 이후 37일 만에 터진 메이저리그 입성 후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이대호는 이 홈런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 박병호에 이어 5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한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이대호의 시즌 10호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로 기록되기도 했다.

경기 뒤 이대호는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홀랜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며 “홀랜드 영상 자료를 보며 많이 연구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홀랜드는 “이대호가 정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다. 내가 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시애틀은 7-5로 승리했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이 꼽은 승리의 주역은 단연 이대호였다.

서비스 감독은 “타석에서 이대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대호의 밤이었다”라며 “이대호가 벌써 홈런 10개를 쳤다.(투수 친화적인) 세이프코 필드를 홈으로 쓰는 타자에게 절대 쉬운 기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대호가 시애틀에 큰 선물을 안겼다”고 기뻐한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의 ‘또 다른 선물’도 소개했다.

그는 “이대호가 2∼3주에 한 번 한국에서 온 물품을 선수단에 선물한다. 오늘은 건강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목걸이”라며 “타격에 도움이 된다. 모든 선수에게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감독은 “내일은 모든 선수가 이대호의 목걸이를 하고 경기에 뛰는 것 아닌가”라고 유쾌하게 농담했다.

이대호는 5월 11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단에 선글라스를 선물했다. 당시 이대호는 우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팀에 선물을 하면 홈런포가 터지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어졌다.

사실 시애틀이 올 시즌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빅보이’ 이대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