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메이저리그 첫 홈런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경기에서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오른쪽)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 매니 마차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와 경기를 마친 뒤 김현수는 AP통신, 현지 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김현수는 이날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대 4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불펜 제프 맨십의 시속 92마일(약 148㎞)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은 볼티모어가 리드를 지키면서 결승타로 기록됐다.
김현수는 “홈런을 노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콘택트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세게 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김현수의 이날 홈런이 더욱 감격스러운 것은 그가 시즌 초반 겪은 설움 때문이다. 김현수는 ‘한국산 타격 기계’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안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매우 고전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고, 구단은 ‘한국 복귀설’까지 흘려가며 김현수를 압박했다.
김현수는 계약 조건에 포함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에 메이저리그에 남았지만, 시즌 초반 철저히 외면당하며 백업 외야수로 밀렸다. 하지만 제한된 출전 기회에서도 타격감을 유지한 끝에 최근에는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이날 결국 대포를 쏘아 올려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현지 매체가 주전 경쟁에서 밀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볼 때 심정을 묻자 김현수는 “벤치에 있을 때도 자신감 충만했고, 지금도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솔로포를 터뜨린 김현수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동료들은 모르는 척하는 장난을 치다가 한순간 함성을 지르고 하이파이브를 치며 크게 환영했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보다 팀 동료들이 더 기뻐하는 것 같더라”고 농담을 한 뒤 “김현수는 전에도 홈런을 쳐봤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