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일본에 첫 금 안긴 박주봉 “도쿄올림픽이 진짜다”

<올림픽> 일본에 첫 금 안긴 박주봉 “도쿄올림픽이 진짜다”

입력 2016-08-19 07:27
업데이트 2016-08-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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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동안 일본대표팀 이끌며 세계 정상권으로 견인

“올림픽 첫 출전한 일본 선수들, 목표는 4년 뒤였다”

‘배드민턴 전설’ 박주봉(52) 감독이 일본 배드민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다.

박주봉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일본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인 마쓰모토 미사키(24)-다카하시 아야카(26)는 이날 세계랭킹 6위인 덴마크의 크리스티나 페데르센(30)-카밀라 뤼테르 율(33)을 2-1(18-21 21-9 21-19)로 꺾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일본은 마지막 게임에서 19점을 먼저 내주고도 끝까지 추격해 점수를 뒤집었다.

마지막 21점을 따는 순간, 박주봉 감독은 코트로 달려 나와 선수들을 껴안았다.

키 159㎝(마쓰모토), 164㎝(다카하시)에 불과한 어린 선수들이 183㎝(뤼테르 율), 178㎝(페데르센) 거구의 노련한 선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혀 일본 배드민턴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한 감격이 컸다.

경기 후 일본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박주봉 감독은 “일본 배드민턴의 첫 금메달이다”라며 “사실 올해 가능성이 있다고는 봤는데, 확신이 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마쓰모토와 다카하시는 모두 리우올림픽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올림픽 무대다. 이들 외에도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전체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다.

박주봉 감독은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경험을 쌓고, 4년 후 도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가능할 거로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대견해 했다.

그러면서 “4년 빠르게 금메달을 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이룬 성과가 아니다.

박주봉 감독은 12년간 준비를 해왔다.

그가 일본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후다.

박주봉 감독은 실업팀 위주였던 일본 배드민턴에 국가대표팀이라는 새로운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전문 훈련시설과 합숙 시스템, 대표팀 전담 코치제도 등을 도입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일본 배드민턴계의 반발도 샀지만, 성과로 맞섰다.

박주봉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4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일본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4년 뒤 리우에서는 역대 첫 금메달을 일궜다.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한일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양국은 서로 만날 수밖에 없다.

박주봉 감독은 “올림픽에서는 한국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랐지만, 준결승전에서 정경은(26·KGC인삼공사)-신승찬(22·삼성전기)과 마주쳤다.

결과는 일본 마쓰모토-다카하시의 승리였다. 지도자로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박주봉 감독은 금메달은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색깔과 관계없이 메달 2개를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금메달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만큼, 이 목표도 이룰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여자단식 오쿠하라 노조미(21)가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있다. 상대인 리쉐루이(중국)가 준결승전에서 다리를 다친 상태여서 오쿠하라의 동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졌다.

박주봉 감독은 “예상대로 2개를 딸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 세계선수권대회 통산 5회 우승 등을 기록한 세계적인 배드민턴 스타로 기억된다. 지금은 일본 배드민턴에 획을 그은 지도자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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