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쇼트트랙…성희롱 사건으로 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촌

또 쇼트트랙…성희롱 사건으로 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촌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6-25 09:15
수정 2019-06-25 09: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잦은 사건에도 “통제가 안 되는 종목”…특단의 조처 불가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연합뉴스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4명이 훈련 중 발생한 성희롱 사건으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원 쫓겨난다.

25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남자 선수 A는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남자 후배 B의 바지를 벗겼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 B 선수는 선배인 A 선수에게 성희롱당했다며 이를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A와 B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A, B 선수를 포함해 남자 7명, 여자 7명 등 대표 선수 14명을 전원 한 달간 선수촌에서 쫓아내기로 24일 결정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4월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었다. 퇴출당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참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빙상연맹의 진상 조사를 기초로 체육회가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국가대표 심석희 성폭행 파문으로 체육계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쇼트트랙은 또 한 번 한국 엘리트 스포츠에 먹칠했다.

체육계 성폭행·폭행 관행을 뿌리 뽑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한 시국에 온갖 병폐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쇼트트랙이 또 사고를 치자 아예 이 종목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쇼트트랙은 파벌, 짬짜미, 지도자의 선수 폭행도 모자라 성폭행, 성희롱 등으로 갖가지 적폐를 노출해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이라는 위상을 잃고 체육계와 국민의 눈 밖에 난 지 오래됐다.

특히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은 자정 능력을 상실한 체육계에 더는 사태 해결을 맡길 수 없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준거가 됐다.

묵묵히 훈련에만 구슬땀을 흘려온 다른 종목 선수, 지도자들은 얼굴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나 쇼트트랙 선수들만은 사회 분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근신하고 몸을 낮춰도 부족한 마당에 쇼트트랙 남자 선수 김건우는 지난 2월 진천선수촌에서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드나들었다가 적발돼 또 문제를 일으켰다. 김건우의 출입을 도운 여자 선수 김예진도 함께 징계를 받았다.

이번 남자 선수끼리의 성희롱 사건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달라진 성(性) 민감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심한 장난’ 정도로만 여기다가 비난을 자초했다는 게 체육계의 판단이다.

자신이 몸담은 종목과 조직이 체육계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선수들의 철없는 행동이 일을 더 키웠다.

한 체육인은 “남자 선수의 여자 숙소 무단출입, 이번 성희롱 사건에서 보듯 쇼트트랙은 통제가 되지 않는 종목”이라고 혀를 찼다.

선의의 피해를 막고자 쇼트트랙 종목에 특단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한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1월 5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미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여론조사 격차는 불과 1~2%p에 불과한 박빙 양상인데요. 당신이 예측하는 당선자는?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