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16-11-10 11:26
업데이트 2016-11-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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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돼 여러 부문에서 그가 취임 후에도 선거운동 때 공언했던 내용대로 정책을 펴나갈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 분야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영국 BBC가 10일(이하 한국시간) 트럼프의 당선이 스포츠계에 끼칠 수 있는 좋지 않은 영향들을 전망해봤다.

먼저 2024년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놓고 대회 개최권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로 시계를 되돌리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던 에릭 가르세티 LA 시장은 IOC 위원들이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 도시의 유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전한 바 있다. 가르세티 시장은 “IOC 위원들은 우리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말, 미국이 시선을 내부로만 돌리면, 그렇게 한 다른 나라처럼 세계평화나 진보, 우리 모두를 위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올림픽 유치 도전에 찬물을 끼얹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올림픽에 관심 있다면 트럼프에 투표하지 말라´고 했던 아웃닷컴이 그의 연설 장면에 오륜기를 합성한 것이다. 아웃닷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올림픽 유치 도전에 찬물을 끼얹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올림픽에 관심 있다면 트럼프에 투표하지 말라´고 했던 아웃닷컴이 그의 연설 장면에 오륜기를 합성한 것이다. 아웃닷컴 캡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 여름 “일부가 다른 이들에게 견줘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의 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 언급은 무슬림의 이민을 막고 수백만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를 향한 것으로 비쳤다. 트럼프의 공약들은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포용하려는 IOC 위원들의 투표 성향과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가르세티 시장은 “그들은 미국이 그렇게 이상하게 선회할지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골프장을 소유한 골프 마니아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협정들을 손질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갖고 있는 미국 스포츠의 구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폴리티코 닷컴 캡처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골프장을 소유한 골프 마니아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협정들을 손질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갖고 있는 미국 스포츠의 구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폴리티코 닷컴 캡처


 다음은 2026년 월드컵.

 미국이 유치 경쟁의 선두에 서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FIFA는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을 갖고 있고, 축구 불모지로 여겨지다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북미 대륙 전체로 축구 열기를 확산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더불어 본선 진출 국가를 40개에서 48개로 늘리려는 야심찬 계획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IOC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월드컵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FIFA 수뇌부는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빅토르 몬타글리아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럴 경우 트럼프가 공언했던 멕시코 장벽 추진과 그로 인한 관계 악화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유치전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고 확고한 재정 보증이 있을 때에만 성공할 수 있는데 두 나라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런 큰 이슈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트럼프는 당선 소감을 발표하면서 “우리와 어울리려 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과 어울려 지낼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12일 오전 미국과 멕시코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치러 스포츠가 정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줄 참이다.

 

 셋째로 트럼프는 미국의 여러 무역협정을 손질하겠다고 공언했다. 국경 넘어 미국의 스포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입 관세 부과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45%의 관세를 물어가면서 미국기업들이 주로 수익을 챙기는 경기들을 개최하려 하고 원정 팀과 리그에 이익이 돌아가는 관세협약을 맺겠다고 나설 것인가? 회의적이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은 열려 있으며 미국 스포츠 팀들이 방문해 경기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팀들도 이제 근본적으로 다른 글로벌 경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FIFA 간부들에 대한 부패 수사에 나섰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지명한 법무부 장관이 이를 우선사항으로 계속 고려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전 부회장 잭 워너와 제프리 웹이 미국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FIFA 간부들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지만 아직 기소되지 않았는데 새 법무부 장관이 이들을 제대로 기소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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