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 조작’ 첼시 리, 신인상 취소 유력

‘혈통 조작’ 첼시 리, 신인상 취소 유력

김진성 기자
입력 2016-06-15 17:19
업데이트 2016-06-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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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사실상 ‘부정 선수’ 판정

‘혈통 사기’가 드러난 첼시 리(27·189㎝) 때문에 지난 3월 끝난 여자프로농구 2015-2016시즌 팀 순위와 개인상 시상 등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5일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뛴 첼시 리에게 사실상 ‘부정 선수’ 판정을 내렸다.

2015-2016시즌 하나은행에 입단한 첼시 리는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국내 선수와 같은 자격으로 코트를 누볐다.

외국인 선수는 팀마다 2명 보유에 1명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출전 시간에 제한을 받지만, 국내 선수 자격을 갖출 경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에 묶이지 않고 마음만 먹는다면 40분 내내 뛸 수 있다.

첼시 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15.2점을 넣고 리바운드 10.4개를 잡아 하나은행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렸다. 또 플레이오프에서는 청주 국민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5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첼시 리가 WKBL와 법무부에 제출한 자신과 아버지 출생증명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첼시 리를 국내 선수로 인정했던 근거가 효력을 잃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내내 부정 선수를 경기에 내보낸 셈이 됐다.

WKBL 관계자는 “시즌 개막 전에 연맹이 선수 등록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부정 선수가 경기에 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부정 선수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설명하며 “곧 재정위원회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예상할 수 있는 제재는 첼시 리가 받은 개인상 박탈이 있다.

첼시 리는 지난 시즌 신인상을 비롯해 득점과 리바운드, 2점 야투, 공헌도, 베스트 5 등 개인상 부문에서 6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국내 선수 자격이 없으면서도 국내 선수로 뛴 사실이 밝혀진 만큼 첼시 리가 받았던 상은 취소되거나 기록에서 지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첼시 리 개인이 영구 제명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앞으로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도 국내 무대에서 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 팀 순위 역시 하나은행의 성적을 백지화하고 다른 구단들의 순위를 한 계단씩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하나은행에 패한 국민은행이 시즌 준우승팀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전 경기 몰수패 처리 또는 하나은행 경기 개인 기록 삭제 등의 조치와 구단에 대한 제재금도 예상할 수 있는 징계 내용이다.

WKBL 관계자는 “해외 부정선수 사례 등을 검토한 뒤 재정위원회 등을 통해 제재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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