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동안 경기 중계 보지 않았다”…“의욕이 없었다”
“올림픽 티켓 경쟁에서 뒤처졌지만 우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겠다.”허리 부상으로 한 달을 쉬다 필드에 복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슈퍼루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지금은 올림픽 티켓 경쟁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전인지는 4명이 출전할 수 있는 한국 선수 가운데 5위를 달리고 있다.
전인지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2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회견에서 “너무 나가고 싶은 건 사실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너무 좋겠지만 뛰어난 선수가 너무 많다”면서 “지금은 대회 나온 게 지금 좋기에 이 순간을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3타를 줄인 전인지는 합계 6언더파 138타로 선두권에 진입해 완벽한 부활을 알렸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전인지는 “2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날씨가 쌀쌀한 탓인지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서 불안했다”는 전인지는 “그러나 연습장에서 몸을 풀면서 나아졌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연습장에서 샷을 해보니 계속 오른쪽으로 밀리더라”면서 “샷을 바로 잡으려 했다가는 스윙이 뒤엉킬까 봐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으로 그대로 경기를 치렀다”고 털어놨다.
전인지는 이날 대부분 페어웨이 오른쪽에서 두 번째 샷을 쳤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부분 러프가 시작되는 지점이라 다음 샷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42.8%에 불과했지만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낸 비결이었다.
전인지는 “샷은 어제보다 더 편했다”면서 “좀 더 필드가 익숙해진 느낌”이라고 실전 감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기 없는 깔끔한 라운드를 펼친 전인지는 “전반에는 퍼팅 라인이 훤하게 보여 어려운 퍼팅을 많이 넣을 수 있었다”면서 “후반에는 퍼팅 라인을 제대로 파악하고도 라인대로 치지 못한 바람에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선두권에 오를 때마다 교과서 답변을 내놓는 전인지답게 “선두권이지만 욕심내지 않겠다”면서 “욕심을 부린다고 우승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3라운드는 코스도 좀 더 어려워지고 순위 변동이 심할 것으로 본다”는 전인지는 “주어진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전인지는 부상 치료로 한 달 가까이 쉬는 동안 한 번도 골프 대회 중계방송을 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전인지는 “매일 병원과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지면서 매사에 의욕이 떨어졌었다”면서 “LPGA 투어 대회조차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그때는 정말 골프장 잔디가 그리웠다”면서 “지금은 그래서 행복하다”도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