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다 칠 거예요”

김현수 “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다 칠 거예요”

입력 2016-02-25 08:22
업데이트 2016-02-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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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수 좋겠지만 모든 자리에 나갈 실력 만들 것”

“목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김현수(29)에 대해 ‘별명: 기계(Machine)’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떨친 ‘타격 기계’의 명성을 그대로 옮겨 전달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있는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장인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만난 김현수는 “여기서도 그런 이미지를 만들면 좋겠지만, 여기서 저는 루키여서 모든 게 ‘물음표’”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이날 볼티모어의 올해 첫 공식 전체 훈련에 참가했다. ‘도전의 땅’ 메이저리그 구단에 본격적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는 스스로 “공격도 수비도 모두 물음표인 선수”라고 표현하며 몸을 낮췄지만, “한국에서 하던 대로 잘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특히 “제가 그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칠 것”이라며 타격기계로 불릴 만큼 좋은 선구안과 적극적인 타격 자세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한국에서 주로 맡아왔던 좌익수 역할을 못 하더라도 “모든 자리에 나갈 수 있는 실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훈련 전 라커룸에서 김현수와 한 일문일답.

-- 공식 훈련 첫 날인데 소감은.

▲ 아침에 신체검사(피지컬 테스트)를 한 것 외에는 다른 게 없다.

-- 홈페이지에 ‘머신’으로 소개돼 있던데.

▲ 여기서 저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보다는, 한국에서 그렇게 불려서 쓴 것 같다. 저는 루키니까 모든 게 물음표다. 그런 것은 신경 안 쓴다.

-- 여기서도 타격기계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가.

▲ 그러면 좋겠지만, 해봐야 한다. 제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시합에 어떻게 뛸지 모른다.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최근 볼티모어가 같은 외야수인 덱스터 파울러를 영입했는데.

▲ 그런 건 저랑 상관없다. 여기서 원하는 선수가 왔다고 생각한다. 어느 수비 위치에 나가도 제가 경기에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그래도 좌익수로 나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 크게 상관없다. 모든 외야 포지션을 다 봤기 때문에 우려해주시는 만큼 적응이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좌익수로 나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신경 안 쓰겠다. 그 자리에 충분히 나갈 수 있는 실력을 만들 것이다.

-- 두산 베어스에서는 중심타선으로 출전했는데 여기서는 테이블세터로 나온다는 전망이 있다.

▲ 언론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지 팀에서 말한 게 아니다. 크게 신경 안 쓴다. 중심타선이나 테이블세터나 다른 것은 전혀 없다. ‘7번 타자니까 더 못 쳐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중심이냐 테이블세터냐를 생각하기보다는 경기에 나간다, 안 나간다는 것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 벅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의 성격이 좋다고 언급했다. 적응을 위해 더욱 밝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 것인가.

▲ 한국에서 하던 대로 똑같이 했다. 웃으면서 운동했는데, 여기 선수들은 웃으면서 운동을 잘 안 하는지, 제가 더 잘 웃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 안 웃고 있어도 웃는 것처럼 보인다. 말이 안 통해서 제가 말을 안 하니까 그런 것 같다. 할 말이 있으면 통역에게 다 한다. 통역이 힘들어한다. 살이 많이 빠져 있더라.

-- 외국 기자들은 무엇을 많이 질문하나.

▲ 미국이 어떤지, 생활은 어떤지 등을 묻는다. 공격은 괜찮은데 수비는 물음표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도 묻는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공격도 수비도 다 물음표다. 다 물음표라고 생각하고 좋은 쪽으로 바꾸려고 한다.

-- 물음표를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하던 대로 잘했으면 좋겠다. 하던 만큼 하면 더 바라지도 않겠다.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경기에 잘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 메이저리그 신인임에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부담감은 없나.

▲ 적응을 잘한다고 생각하셔서 기대가 큰 것 같다. 먹는 것 적응은 항상 잘하는데, 야구는 어떻게 적응할지 모르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항상 부담감은 느끼고 야구를 했다. 그래서 즐기려고 한다. 나에게 이런 시선이 있으니, 그 시선을 즐기겠다.

-- 신인이어서 긴장이 될 것 같다.

▲ 한국에서 10년 이상 뛰었기 때문에 신인이라고 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야구장에 나가면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긴장감은 없애지 말아야 한다.

-- 구단에서 친해진 선수가 있나.

▲ 웬만한 선수는 다 잘해주더라. 미겔 곤살레스, 애덤 존스, 매니 마차도, 크리스 틸먼 등 모두 처음 왔을 때부터 친하게 해줬다.

-- 한국에서는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잠실구장에서 뛰었지만, 볼티모어의 캠든 야즈는 타자 친화적이다.

▲ 상관없다. 공이 빨라지고 스트라이크 존이 많이 커져서 크게 유리해지는 것 없을 것이다.

-- 한국에서 선구안이 좋았는데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 더 적극적으로 쳐야하나.

▲ 제가 그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칠 것이다. 그 존에 들어오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선언이 나와도 안 칠 것이다.

-- 한국에서 삼진보다 볼넷을 더 많이 얻었다는 점을 미국에서도 주목하던데.

▲ 한국에서도 따로 준비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신경 안 쓰고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집중해서 저의 스타일을 살릴 것이다.

-- 상대해보고 싶은 메이저리그 투수는.

▲ 아직 한 명도 상대를 안 해봐서, 모든 투수를 다 상대하고 싶다.

-- 강정호, 박병호, 오승환 등 새로운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많아졌다. 맞대결도 하게 될 텐데 느낌이 어떤가.

▲ 다른 선수도 같이 메이저리그에 왔다는 것이 좋다. 맞대결을 하면 서로 잘하고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 목표는.

▲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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