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루키 실종’… 신인왕 어쩌나

[프로농구] ‘루키 실종’… 신인왕 어쩌나

한재희 기자
입력 2016-02-02 22:48
업데이트 2016-02-0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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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프로농구 걸출한 신인 안 보여

한희원·정성우·이동엽도 부진… 문성곤·송교창은 요건 충족 못 해
적응 시간 부족·외국인 출전 증가… “대학 때부터 기초체력 갖춰야”
선두 모비스, 역대 최소 득점 ‘수모’

올 시즌 프로농구에 걸출한 신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된 22명의 ‘루키’들이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팀당 7~8경기를 남겨둔 2일까지도 누구 하나 신인왕 타이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한희원(23·전자랜드), 정성우(23·LG), 이동엽(22·삼성)이 후보로 꼽히지만 이들의 활약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신인드래프트 2순위 한희원은 이날 현재 경기당 17분9초 출전에 4.8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33분 정도 뛰어 평균 10.9득점을 기록하며 2014~15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이승현(24·오리온)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소속팀이 리그 최하위로 처진 것도 신인왕에 결격 사유가 될 법하다.

드래프트 6순위인 정성우는 20분11초를 뛰어 4득점, 5순위의 이동엽은 15분22초를 뛰어 2.78득점에 그쳤다. 심지어 1순위 문성곤(23·KGC인삼공사)과 3순위 송교창(20·KCC)은 각각 15경기와 16경기밖에 나서지 못해 출전 가능 경기의 절반 이상 나서야 하는 신인 선수상 자격 요건을 충족하려면 4경기씩을 더 뛰어야 한다.

농구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동광 전 삼성 감독은 “예전에는 신인 드래프트 1~3순위 선수들은 경기당 20분 이상씩 뛰며 충분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며 “올 시즌처럼 신인왕이 불투명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태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금처럼 신인왕을 누구에게 주기도 애매한 경우에는 (아무에게도) 안 주는 것도 하나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왜 이렇게 신인들의 활약이 저조할까. 먼저 개막이 앞당겨져 신인 선수들이 KBL 처음으로 시즌 중반부터 투입되다 보니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시즌이 시작됐는데 신인 선수들은 드래프트 다음날인 10월 27일부터 출전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 둘이 4라운드부터 2쿼터와 3쿼터에 동시에 뛸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어 신인들이 뛸 기회가 줄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신인들이 준비가 안 된 채 프로에 진출한 것이 문제란 지적도 있다. 김동광 전 감독은 “프로 무대에는 외국인 선수도 있으며, 훈련량도 아마추어보다 훨씬 많은 데 준비가 안 된 선수들이 많다”며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은 대학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통해 기초체력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선두 모비스는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을 찾아 벌인 삼성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49-66로 완패했다. 삼성은 2012년 10월 27일부터 이어진 모비스 상대 홈 11연패 수모를 끌내고 1484일 만에 모비스를 홈에서 꺾었다. 전반 모비스는 19점, 두 팀 합쳐 49점으로 나란히 올 시즌 최소 득점을 경신했다. 모비스는 49득점으로 역대 팀 자체·올 시즌 한 경기 최소 득점을 모두 경신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02-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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